by 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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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눈을 뜨자 손목에 하얀 밴드가 매여 있었다. 아무 기억이 없건만 얕게 긁힌 긴 흔적 위를 어설프게 덮고 있었다. 손수건도 아니고 뭐지, 이게. 주변을 살펴볼 틈도 없이 숨가쁘게 의문을 늘어뜨리고 있자니 드르륵 소리가 들렸다. 서늘한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린 낯선 미남자였다. 세상에, 심지어 은발이라니. “안녕. 정신
오늘따라 하늘빛이 유난히 희었다. 빗살은커녕 허연 빛살만 내비쳤다. 무지개가 뜬다더니. 또 흰소리였다. 오팔처럼 고운 눈 아래, 입술은 곱고 부드러웠지만 그가 내뱉는 말은 영 믿을만한 것이 못 되었다. 구는 양이 타고난 미모에 못내 미치지 못하여 아까운 사내였다. "그다지도 나를 신뢰하다니 이것 참 영광인데." "악마도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