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인간찬가
허수아비 황제 if ⓒ ACasualPenguin
희의 우려와 다르게 조사전은 꽤 괜찮은 도피처였다. 황실의 문장을 단 사자가 강제집행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외지인 취급을 받는 건 익숙해지지 않는 것 중 하나였다. 맹자께서 잔당 소탕을 위해 이산 장군과 타지로 향하고 다른 셋은 마을로 내려간 탓에 강제집행당하는 걸 아무도 보지 못한 것이 천만다행인 일이었다. 희는 한껏 비아냥댈 각오로 천자를
“… 선제후요?” “출발하기 전에 일거리를 얹는 것도 주나라 방식인가?” “재상을 제가 죽였으니 일거리가 자꾸 생기겠죠. 말하세요. 선제후라니요.” “송에서 칙서를 보냈습니다. 주를 자치구로 정하는 게 어떻느냐고 그러는데요.” “거절하세요. 송의 자비엔 감사하나 중원에 송을 제외한 다른 국가를 만들 생각은 없다고 전해주십시오.” “그리고요?” “… 수사법까
맹자가 그 젊은 황제를 찾은 건 정변이 일어난 지 보름은 더 지났을 때였다. 전소한 산의 기슭에 있는 오두막의 잔해 사이에 그가 있었다. 새빨간 장포로 잿더미에 파묻힌 백골을 감싸고, 다시 그 장포 채로 백골을 끌어안아 몸을 웅크리고. 오두막은 오래전에 불탄 것을 수습조차 하지 않았는지 불탔던 나무가 썩어 문드러지고 있었다. “… 울었나?” “아직 어려 보
아이의 어미는 소림이 있는 하남성 출신이었다. 주의 황제에 의해 성리학을 접할 수 있었던 운 좋은 학생이기도 했다. 어미는 동기들 중에서도 특출난 성적을 가지고 있었고, 운 좋게 황제의 눈에 들어 수도에서 좀 더 공부할 수 있었다. 혁명이 일어나기 직전에 어미는 관에서 사직하고 하남성에 돌아왔다. 황제의 좌가 혁명으로 성이 바뀐 지 일 년만에 아이가 태어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