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한아인
마른풀 위로 하나의 풀을 떨어트린다. 가벼운 것들이 부딪히며 내는 소리는 공기를 뒤흔들만한 힘조차도 없이 작고 초라하다. 하지만 초원 위를 쓸어가는 바람으로 인해 그 풀들이 모여 내는 소리는, 평야를 뒤집을 것처럼 날카롭고 스산하게 멀리까지 퍼진다. 때론 잠든 아이에게 악몽을 선사하는 소리로 변질되기도 한다. 지금 듣는 이 소리는 마치 자야의 기억 속의 그
[옛날에 태양을 삼키고, 달을 삼키고 싶어 하는 늑대가 있었다] 신들의 종말을 고하는 날, 두 쌍의 늑대는 태양을, 달을 삼킨다고 한다. 그는 마치 우리와도 같지 않나고 물었다. 하늘을 지배하는 자들, 그들을 쫒으며 그들이 모는 태양과 달을 무너트리는 존재. 그리고 그 자리에 마땅히 있어야 할 것을 세운다. 한 쌍의 늑대 중 한마리는 감히 신에게 도전했기
(*날조와 유혈 묘사가 있습니다) 밖에서 요란하게 들리던 사이렌 소리가 그리워질 지경이다. 아직 빠져 나오지 못한 사람이 있다며 어느 정도 잡힌 불길에 진입 허가를 받고 들어왔으나 남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게 얼마나 한심한 일이냐고 하늘이 질책하는 것 마냥 다시 거세진 화염이 타올랐다. 거세진 화염은 닿는 것들을 태워버리고 터트려 버리며 불길한 작은 소리를
시뮬라크럼이 된 사람들은 기계가 된 자신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래서 로봇의 몸체가 되었어도 자신이 여전히 인간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자아 유지 시스템이라는게 모든 시뮬라크럼에 존재한다. 모든 시뮬라크럼들은 '자아 유지 시스템'을 통해 자신의 정신을 안정하기 위해 자신을 인간, 혹은 강화 인간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시뮬라크럼들이 듣는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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