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커파인] 전설 속 마왕 이야기

다른 세계관 속 마왕 샤커와 작은 소녀 파인 이야기

민감한 내용 경고: 해당 포스트에는 죽음을 묘사 또는 암시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시청에 주의를 요합니다.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신 옛날 이야기를 기억해.

늦은 밤,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일 때면 귀신같이 눈치채시고 따뜻한 코코아 한 잔과 함께 내어주시던 그 이야기.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길이 없지만…. 오늘같이 늦은 새벽에 잠이 오지 않을 때면 그 이야기가 떠오르거든.

이제는 더 이상 들을 길 없는, 내가 들려주어야 할 이야기.


우리 똥강아지, 잠이 안 오니?

느이 아빠가 싫어하긴 하지만, 잠 안 오는 밤에는 따뜻한 코코아가 약이 되는 법이지.

이 할미가 옛날 이야기 하나 해 주마. 아마 이야기가 끝날 때 즈음엔 너도 모르게 잠들어 있을 게다.


이 할미가 너만했을 때보다도 더 먼 옛날이란다.

할미가 어릴 적 살던 마을에는,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가 내려오고 있었지.

압도적인 힘에 견줄 자 하나 없던 마왕과 그런 마왕이 유일하게 따르던 여린 소녀의 이야기.

마왕은 그 재능에 스스로 취해 오만불손하고 거만하여 많은 사람들의 불만을 가지고 있었지. 그야말로 마왕이라는 이명을 받을 만한 자였단다. 후대의 역사가들은 그를 두고 ‘스스로에게 너무 박식한 왕’이라 평가했어.

그녀는 흑마법으로 그녀 스스로 하여금 영생과 젊음을 얻어 그녀가 가진 권력과 힘이 영원토록 변하지 않기를 바랬어. 비록 민심은 바닥나고 그녀를 지지하는 백성은 많지 않았지만, 이미 고독에는 충분히 익숙했던 그녀는 아랑곳 않고 폭정을 이어갔단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사용인들을 전부 물리고 혼자 마왕성 안의 황폐한 정원을 거니는 도중에 그녀는 무언가 변화가 생겼음을 깨달았어.

작은 토끼풀 한 포기. 변한 것은 그게 전부였지만, 죽음의 기운이 도사린 그 정원은 생명의 흔적이 사라진 지 이미 수 년이 지났거든. 삶이 거의 다한 부족한 흙에서 선명한 녹빛을 띄는 그 작은 한 줌은 원체 예민하던 마왕이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금방 알아챌 만한 변화였단다.

마왕은 어이없어하며 그 토끼풀을 뽑아 죽이려 했어. 그녀에게 토끼풀은 그저 한 줌의 잡초에 불과했고, 암울한 흙 위에서 잡초 따위가 자라봤자 금방 말라비틀어져 먼지가 될 것이 뻔했거든. 그러고 마왕은 자기 신발에 그런 먼지가 들러붙는 것도 별로 안 좋아했단다.

“잠깐~!”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온 것은 그때였어. 흠칫하며 전투태세를 갖춘 마왕은 너무나도 예상하지 못한 침입자의 모습에 일순간 당황해 꺼내들었던 검을 떨어뜨렸어.

그야, 마왕 앞에 나타난 침입자는 작고 귀여운 소녀였거든. 작고 마른 체형에 부드럽고 펑퍼짐한 나들이 옷을 입고, 그 어떤 무장의 흔적도 보이지 않은 채 피크닉 바구니를 양손으로 든, 생글생글한 표정을 한 소녀.

마왕이 일순간 당황해 얼타고 있는 사이, 소녀는 성큼성큼 마왕에게 다가오더니 그녀가 방금 뽑아낸 토끼풀 뭉치를 손에서 꺼내왔어. 조용히, 하지만 침착하게 소녀는 토끼풀을 다시 정성껏 원래 있던 자리에 심어놨단다.

“내가 심었어, 여기는 너무 아무것도 없어서 말이야!” 작은 침입자는 마왕 앞으로 돌아와 미소와 함께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꺼냈어. 아버지 몰래 피크닉을 하러 나왔다가 이 정원을 찾아냈던 것부터, 아무것도 없지만 관리는 된 듯한 모습에 외롭지 않을까 해 며칠 전에 토끼풀 한 줌을 심었다는 이야기까지.

마왕은 의외로 잠자코 그 이야기를 들어주었단다. 다만 소녀를 마음에 들어한 것은 아니었는지, 이야기를 전부 듣고 나서 소녀가 바구니를 정리하자 통째로 들고 마왕성 밖으로 걷어차 버렸지. 소녀를 쫓아낸 마왕은 소녀가 조금 전에 말했던 마왕성으로 들어오는 개구멍을 찾아 모조리 틀어막아 버렸어.

그럼에도 이 발칙한 작은 침입자는 어디에서 새로운 구멍을 찾았는지, 이따금씩 마왕성 안으로 들어와 토끼풀 한 줌을 계속 심어나갔어. 한동안 마왕은 그것을 보자마자 열심히 뽑아버리고 없앴지만, 너도 알잖니, 토끼풀은 생명력이 강하고 뽑아도 금방 다시 자란다는 것을. 그렇게 마왕의 정원은 토끼풀로 점점 가득해지기 시작했어.

황량하기만 하던 정원에 녹빛이 점점 채워지자, 어디서 찾아왔는지 새들도 벌레들도 조금씩 정원에 보이기 시작했단다. 토끼풀만 가득했던 정원은 이내 꽃과 작은 나무들도 싹을 틔우게 되었어.

비록 여름에 모기가 주변에서 귀찮게 하는 건 싫었지만, 마왕 본인도 정원이 점점 생명을 얻기 시작하는 게 더 이상 보기 싫은 것만은 아니었는지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그곳의 생명을 죽이려 들거나 하지는 않았어. 오히려 마왕성 안의 도서관 깊숙히 박혀있던 원예 서적들을 꺼내 뒤져보는 걸 목격한 사용인도 있을 정도였지.

성의 문지기들도 소녀를 몇 번 마주하다 보니, 소녀가 찾아오면 거리낌없이 문을 열어줬단다. 물론 마왕은 그걸 허락한 적이 없었지. 하지만 마왕이 그것을 문제삼아 문지기를 문책한 적은 없었어.

“있지, 이제 슬슬 본격적인 관리를 해야 할 거 같은데?” 소녀가 그 말을 꺼내고 나서 다음에 마왕성을 찾아오자, 정원은 잡초 하나 없이 깔끔한 모습으로 정리되어 있었어. 물론 소녀를 위해 구석에 토끼풀 영역을 남겨두는 것도 잊지 않았고.

“여기에 작은 나무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런 말이 나오고 나선 곳곳에 작은 분재들이 심어져 갔고,

“흙이 아니라 잔디밭이었다면 피크닉하기가 더 즐거울 거야!” 한 마디에 잔디가 새로 깔려졌지.

소녀가 왔다 갈 때마다 마왕은 정원을 가꾸고 꾸미는 것에 점점 더 몰두해갔고, 성의 사용인들도 백성들도 잦아든 폭정에 오랜만의 평화를 누렸단다.

마왕은 어느 새, 소녀가 성으로 오는 날을 기다리게 되었어. 그만큼 소녀는 마왕의 삶 한켠에 자리잡게 되었단다. 소녀가 오면 챙겨주기 위해 제빵을 배우려고까지 했다니 말 다 했지 뭐.

한편, 이런 마왕의 행보를 싫어하던 사람이 하나 있었어.

이웃 나라 왕국의 국왕은 마왕의 교만한 모습을 지켜보며, 반란의 조짐이 보인다면 뒤를 몰래 봐주기 위해 눈치를 보고 있었거든.

만약 마왕이 수세에 몰려 악수를 두게 된다면 그때 앞으로 나서 마왕의 모든 힘을 빼앗고 그녀의 땅과 백성들을 전부 자기 것으로 만들려 한, 어찌 보면 마왕보다도 더 간악하고 사악한 자였지.

그는 저 골칫덩이였던 마왕을 유폐시키고 지역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 강력한 왕권을 세자에게 물려주고 싶어했어. 결국 그는 직접 군대를 일으켜 먼저 침략하기에 이르고 말았지.

사실 그의 왕국은 마왕에 비해 압도적으로 강력하지는 않았어. 앞서 말했다시피 마왕은 혼자만으로도 엄청난 힘을 가진 왕이었기 때문에 이웃 나라의 군대를 전부 동원해야만 마왕 한 명을 견줄까 말까 했거든.

그걸 걱정할 때가 아니긴 했지. 이웃 나라는 마왕성으로 곧잘 밀고 들어오고 있었고, 아직 마왕에게 반감을 가진 사람들도 적지 않아서 마왕성으로 가는 길의 저항이 그렇게 드세지 않았단다.

마왕은 당장에라도 전장으로 뛰어가 모든 것을 박살내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군대만 움직이며 전쟁의 양상을 지켜보고 있었어.

그도 그럴 게, 그날은 하필 소녀가 마왕성에 놀러 온 날이었거든.

그녀는 소녀가 전쟁을 바라보지 않길 바랬어. 전투에 휘말리는 것 역시 원하지 않았고.

마왕은 소녀의 안전과 자신의 안위를 두고 오랜 시간 갈팡질팡했어. 하지만 소녀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그녀는 자신의 안위를 우선할 수밖에 없었지. 이웃 나라 군대가 마왕을 노리고 마왕성에 쳐들어왔는데, 그곳에 소녀가 있다면 소녀 역시 마왕의 편으로 오해받기 딱 좋았기 때문이야.

결국 마왕은 겁에 질린 소녀를 마왕성 지하감옥에 넣어두고 전장으로 떠났어. 혹여라도 군대가 소녀를 의심할까 소녀에게 더럽고 낡은 옷을 입히고, 발견하지 못할 것을 감안해 지하감옥의 지도와 열쇠까지 쥐여주고 문을 잠궜지.

하지만 이미 조금 늦고 말았는지, 마왕이 전투태세를 갖춰 나왔을 때 이미 마왕성은 공격받고 있었어. 사방에 군대가 깔려 있었고 투석기와 끓는 기름이 마왕성을 헤집고 있었지.

마왕은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어. 전투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소녀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려워졌거든.

지하감옥 안에서 불안에 떨며 숨어있을 소녀의 모습이 눈앞에 점점 선명해져, 마왕의 시야를 흐릿하게 만들었어.

반쯤 이성을 놓고 눈에 닥치는 대로 검을 휘두르며 나아가는 마왕을 보며 이웃 나라는 승리를 점치는 미소를 지었단다.

이웃 나라도 물론 피해가 적지는 않았어. 마왕이 휘두르는 거대한 검에 여럿이 동시에 쓸려나가기 일쑤였지.

하지만 마왕성이 거의 부서진 시점에선, 힘을 잃어가기 시작한 마왕이 이웃 나라 국왕은 더 이상 두렵지 않았어.

그는 마왕이 자신의 군대를 얼마나 쓸어내든, 투석기에 열심히 돌을 올려 마왕성을 부숴내고 있었지.

그녀가 열심히 가꿔왔던 정원이 무너져가고 있었어.

아주 오래도록 죽음 위에서 삶을 갈망하다 얻어낸 오랜만의 생명은, 다시 죽음으로 되돌아가고 있었지.

무너져가는 마왕성 안, 지하감옥에 숨어있던 소녀도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어. 이대로라면 이 지하감옥 역시 다시 죽음으로 되돌아가고 말 것이라는 걸.

소녀는 마왕이 준 열쇠로 감옥 문을 열어 폭격이 집중되던 곳의 반대 방향으로 냅다 달렸어. 지하감옥의 지도는 꽤나 낡아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소녀는 총명하고 똑똑해서 다행히도 출구를 잘 찾아 나왔지.

하지만 알고 있니? 운은 항상 너를 따라주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야.

소녀가 문을 열고 나온 그곳에는 마침 성벽을 부순 군대가 들이닥치고 있었고, 소녀 주변으로 화살과 돌덩이가 날아들었어.

이제 실현을 눈 앞에 두고 다시는 변할 수 없는 운명의 예지에 주저앉아 마왕을 찾고 있을 소녀의 단방향의 외침은, 아직 저 멀리에서 검을 휘두르느라 바쁜 마왕에게는 닿지 못했어.

마왕의 본능적인 육감은, 지금 눈앞에 몰려온 안개에 가려 마왕성 안의 외침을 듣고 챙기러 달려와 줄 만큼 여유롭지 않았고.

전투는 남은 반나절이 다 지나서야 멈췄어. 성은 결국 부숴지지 않았고, 이웃 나라는 더 이상 무시 못할 타격에 잠시 물러났지. 마왕을 따르는 군사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고, 마왕 본인도 상처투성이에 다리를 절뚝이며 간신히 성채 안으로 들어왔어.

그러고 그녀는 보고야 말았지. 너무 늦게 도달한 작고 가녀린 단말마의 비명을.

소녀는 지하감옥 문 근처에 쓰러져 있었어. 몸에 화살이 꿰뚫린 채, 머리에선 피를 흘리고 있었단다. 역사상 최고의 명의가 와서 소녀를 진찰한다 한들, 이미 늦어 더 이상 손 쓸 방도가 없었어.

마왕은 그런 소녀를 천천히 껴안아 들었어. 아직 식지 않은 몸에서 뜨거운 피가 새어나왔지.

바른 곳에 소녀를 눕히고 마왕은 할 수 있는 모든 응급처치를 시도해봤지만, 소녀는 그 자리에 누운 채로 더 이상 눈을 뜨지 못했어.

마왕은 그렇게 점점 차가워져 가는 소녀를 말없이 바라보며 소리죽여 울었어. 처음엔 그저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을 뿐이었지. 이윽고 눈물은 점점 차고 올라와 그 어떤 표정도 짓지 못한 마왕의 뺨을 타고 소녀 위에 방울방울 떨어졌어.

그래, 마왕은 울고 있었어. 그녀는 확실히 울고 있었어. 비통함에 차갑게 식은 채 흐르던 눈물은 가장 소중하고 행복했던 추억도 사람도 전부 잃은 채 원한과 분노에 휩싸여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는 마왕의 얼굴을 적시다 못해 눈의 핏줄을 터트릴 지경까지 되었지.

으스름 달밤 아래, 전쟁의 열기를 식히듯 비가 자작하게 내리는 와중에도 그녀는 소녀의 곁에서 움직이지 않았어. 비가 그녀와 소녀를 축축하게 적시다 못해 소녀의 피 묻은 낡은 옷을 씻어낼 때, 마왕은 지하감옥에서 소녀가 원래 입었던 옷을 가져와 소녀의 옷을 다시 깨끗하게 갈아입혀주었지.

원래 입던 옷으로 다시 갈아입은 소녀는 마치 살아있는 듯 했어. 생전의 활기가 가득해보이는 옷을 입고,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다는 듯 평온하게 눈을 감은 소녀는 약간 창백해 보일 뿐 금방 다시 일어나 마왕을 껴안을 것만 같았단다. 그런 소녀를 보고 마왕은 또 다시 조용히 울었어.

몇 시간이 지나고 형체만이 보이던 달빛이 물러나 새벽 동이 올라오기 시작할 때, 마왕은 검을 다시 잡았어.

굳은살은 이미 물러 없어져, 오랜만에 휘두른 검에 손은 온전히 못했지만 그녀는 홀로 전장의 반대편으로 달려가버렸지.

동이 틀 때 시작된 막사에서의 전투는 해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기도 전에 끝나고 말았어. 복수만을 위해 달려온 마왕은 오로지 모든 군대를 섬멸시키겠다는 일념으로 검끝에서 지옥의 불길을 뿜어댔고, 이웃 나라 국왕은 목이 달아나고 말았지. 별로 의미 없는 후일담이지만 이웃 나라는 이 전투에 거의 모든 군대를 동원했다가 국왕도 군대도 잃고 아무 능력 없는 왕국이 되어, 금방 주변 왕국들에게 공격받고 무너져버렸단다.

마왕성으로 돌아온 마왕은 비록 승리하긴 했으나, 승리를 자축할 수가 없었어. 더 이상 가진 게 없어진 그녀는 마왕성 재건을 포기하고 반쯤 정신을 놓은 채로 흑마법 연구에 몰두하기 시작했어. 그녀에게 영생과 젊음을 가져다준 흑마법이니만큼, 죽은 자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잠도 안 자고 밥도 안 먹고 오로지 연구에 목매는 날들이 계속되었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흑마법은 별 소용이 없었어. 산 자에게 무언가를 부여하는 마법은 가능해도, 이미 죽은 자를 어찌하는 것은 흑마법도 의미가 없었지.

마왕은 이제 온전히 미쳐가기 시작했어. 습관적으로 식재를 가꾸고, 잔디밭에 물을 주다가도 갑자기 검을 꺼내들어 잡초와 나무를 가리지 않고 모조리 베어버리곤 했단다.

결국 마왕은 스스로를 회복하지 못하고 자신에게 깨어나지 않을 잠을 걸어버리고 말았어. 영생으로 하여금 죽지도 썩지도 못하고 살아가고 있으니, 영영 깨어나지 않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 판단한 게지.

그렇게 마왕은 영원히 잠든 상태로 그녀가 그토록 좋아하고 아끼던 소녀와 반쯤 비슷한 결말을 맞게 되었어.

혹시라도 진짜 죽음을 맞이할까 관을 짜두고, 소녀의 관 옆에 누운 채로.

전설에 따르면 마왕성은 아직 실재하고 있다는데, 마왕 역시 아직도 잠들어 있겠지.


으음~? 이 똥강아지, 언제 잠들었담.

아무튼, 이게 이 할미가 전해줘야 할 옛날 이야기란다.

어쩌면 우리 강아지가 나중에 어른이 되면 마왕성을 직접 찾으러 갈 수도 있는 거고.

마왕성을 찾는다면, 이 할미에게도 꼭 찾았다고 전해다오.

잘 자렴, 내 아가야.


…그렇게 이야기는 끝이 났었더랬지.

별로 요즘 애들한테는 흥미 돋는 이야기는 아니려나.

이 이야기 덕분에 나는 역사학자 겸 탐험가가 되어 마왕성의 흔적을 찾아다니고 있는 중이고.

내가 전해줘야 할 이야기는 이게 끝이야. 진짜 존재하는지는 아직 모르지.

하지만 최근 연구 성과를 좀 말해주자면, 마왕성의 흔적으로 보이는 건물을 알아내긴 했어.

만약 맞다면 내 논문 기사로는 최고의 주제가 될 거야.

전설의 실현? 글쎄다, 전설이 있다고만 들었지, 마왕을 깨우면 실현되는 예언 같은 건 모르겠는데.

…눈치가 빠르구나. 이 이야기는 아직 안 했는데.

전설에 따르면 마왕이 깨어날 때 그 동반자가 같이 눈 뜨게 될 것이라 했지.

하지만 이 내용은 잘 모르겠어, 나도 할머니에게선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서.

그냥?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그 내용이 머릿속을 맴돌더라고. 너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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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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