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말랑
이 성배를 차지하기 위해 사람들이 흘린 핏물은, 분명 성배가 담을 수 있는 양의 액체보다 더 많을 테다. 그것을 티 내기라도 하는 것 같다. 오늘은 하늘에 달도 별도 없는데, 먹구름으로 그것들을 가둬 잠근 심야에도 성배의 빛은 기묘하게 뭉그러졌다. 그것이 과연 영광된 승리에서 기인하는 빛이라고 하기엔 사특했고, 부정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찬란했다. 이것은 과
....그래서 손을 잡는다. S는 익숙하게 산즈 하루치요의 손을 잡는다. 첫 시작은 손톱부터. (생략) 산즈 하루치요는 아무 망설임 없이 손을 뺄 수 있는 남자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S는 어딘가 유쾌한 기분으로, 산즈의 툭 불거진 뼈마디를 따라 손가락을 옮겼다. 손등을 덮을지 아니면, 고민은 짧다. S는 산즈의 손가락 아래로 자신의
가을과 겨울 사이, 나뭇잎이 색을 갈아입기 시작했지만 떨어지기까지 아직 유예가 남은 날, 그럼에도 불구하고 찬바람에 무심코 놀라 몸을 움츠리게 되는 아침. 에바 디아스는 이런 날을 좋아했다. 더운 곳에서 태어나 그런걸까? 하지만 유학지에서 혹독한 겨울을 거쳤으면서도 이런 날을 좋아했다. 바람에 억눌린 더위, 혹은 절제된 태양의 하루를. 오늘은 오늘의
마이키는 아직도 그때의 꿈을 꾼다. 마이키, 언제나처럼 상냥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러주는 너, 부드러운 목덜미에선 두근두근 뛰는 맥박이 느껴진다. 네가 지금 느끼고 있는 건 공포일까. 마이키는 물끄러미 꿈속의 자신을 바라본다. 아니, 그 여자를 바라본다. 마이키는 꿈속에서조차 자신의 얼굴을 몰랐다. 그때 본 것이 네 얼굴밖에 없어서 그럴까. S,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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