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성교환]
도쿄 리벤저스 마이키 드림
마이키는 아직도 그때의 꿈을 꾼다. 마이키, 언제나처럼 상냥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러주는 너, 부드러운 목덜미에선 두근두근 뛰는 맥박이 느껴진다. 네가 지금 느끼고 있는 건 공포일까. 마이키는 물끄러미 꿈속의 자신을 바라본다. 아니, 그 여자를 바라본다. 마이키는 꿈속에서조차 자신의 얼굴을 몰랐다. 그때 본 것이 네 얼굴밖에 없어서 그럴까. S, 알려줘. 아니다. 그때 너는 이런 표정을 짓지 않았다. 울지도 않았고, 화내지도 않았다. 검은 머리카락이 흘러내린다. 단단하게 손끝이 여물어 청년이 된 소년은 제 유년기의 흔적을 바라본다. 한때는 네가 없으면 나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응, 마이키. 나는 마이키가 결정한 거라면, 뭐든 좋아.
S.
…작별이야.
마이키는 말이 없었다. 다만 손끝에 힘을 줬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체온을 더 느낄 수 있게, 맥박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게. 우드득 뼈가 비틀리는 것이 느껴진다. 지독하게 생생하다. 이제 몇을 죽였는지 샐 수조차 없건만 일종의 예감이 느껴진다. 평생 마이키는 이 느낌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손 아래에서 S가 헐떡인다. 죽음의 순간에도 흐리게 미소 짓는다. S. 마이키는 혀 끝에 매달린 그 단어를 꿀꺽 삼킨다. 입 안에서 온통 구르다 목구멍으로 간신히 넘어간다. 끈적하게 녹아 숨통을 막아, 형태도 없는데…
숨이 막혀 죽어가고 있는 건 넌데, 왜 내 숨이 막히는 것 같을까. 마이키는 해답을 아는 의문을 떠올렸다. 당연히.
…목에 남은 흔적만 아니었다면 잠든 것처럼 보일 네 얼굴을 쓰다듬는다. 아직 체온이 남아있다. 고개를 숙여 네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 볼을 맞대 비빈다.
당연히,
네가 내 반쪽이었으니까.
내가 너를 죽였으니, S. 다시는 전으로 돌아갈 수 없겠구나. 그것은 일종의 자기실현적 예언이었다. 그래서 마이키는 공허를 잊었다. 불완전해진 사람은 이로써 자신의 공허조차 모르게 되었다. 살아 숨 쉬는 유령, 모조리 자신을 덜어내어 완성된… 사노 만지로.
그래서 마이키는 S의 꿈을 꿨다. S의 꿈을 꾸면서 절망하지 않았다. 그저 다시 보고, 보고, 보고… 날마다 끝없이 반복되는 이 꿈을 꾸면서, 이 꿈을 꾸지 않게 되는 날이 올까. 그렇게 사노 만지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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