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표고버섯
- 왜 이름이 하필이면 ß 에스체트지? 이건 대문자로도 안쓰는 거 아닌가. 누가 이름에 ß 를 쓰나. 나는 이 이름을 어떻게 표기해야 할 지 모르겠네, 그라나흐 군. - 그 성은 버렸습니다. 그들이 지어준 이름도 버렸죠. 그리고 저는, 사라지는 쪽을 여전히 선호해서요. ß는 곧 사라질 문자 아닙니까. 제 존재도 열심히 일하다가 언젠가 흩어지기를 바랐거든요
너는 언제나 나를 꿰뚫는 것 같았다. 그 눈빛이 처음엔 수치스러웠다. 나는, 나에게 친구가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모두가 나를 싫어하는 세상에서, 감히 누가 나를 애정한다고 생각할 수 있었겠는가? 그런 세상에 살아온 나의 장벽을 너는 하나씩 깨부수고… 애정이란 하릴없이 가볍고, 말이란 그것보다 더 깃털같아서 그 말과 행동을 하나하나 다 믿지는 못했다
같잖은 생각이 들었다. 너랑 나랑은 태생부터가 다르지. 그래, 그렇지 않나? 그러니 너는 빛나고 나는 빛나지 않는다, 하고 말하기엔 비약이고 억지이다. 너는 나에게 사랑을 주고 자라나게 했다. 태양이겠지, 이 못된 꼬질한 양파에게 자란 기회를 준 건… 그러니 이 이상으로 비뚤어진 것은 자기 자신의 음침하고 못된 심성 때문이다. *하! 언제까지 그렇게 굴거
내가 어디로 가야하는 지 알아? 라고 물으면 다들 각각 다른 대답을 내놓았지만, 영웅이 되어라 - 착하게 자라라 - 라는 말 투성이였다. 그는 몰래 피우던 담배 한 개비를 비벼 껐다. 아직 성인이 되려면 12월 31일이 와야 하지만 그런 것 따위 기다릴 생각은 없었다. 그는 반항아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모범생도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남들이 보기엔 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