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ibos :: ß

나의 태양에게,

감히 약속드리건대

너는 언제나 나를 꿰뚫는 것 같았다. 그 눈빛이 처음엔 수치스러웠다. 나는, 나에게 친구가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모두가 나를 싫어하는 세상에서, 감히 누가 나를 애정한다고 생각할 수 있었겠는가? 그런 세상에 살아온 나의 장벽을 너는 하나씩 깨부수고…

애정이란 하릴없이 가볍고, 말이란 그것보다 더 깃털같아서 그 말과 행동을 하나하나 다 믿지는 못했다. 그것은 언제든 떠나갈 수 있는 것이요, 언제든 사그라들 성냥불과 같은 시한부였다.

“너를 태양삼으려고 한다면 뭐라고 해야 하는거 아니야? 너무 집착하지 말라는 등 말이지.”

그거 아니, 태양이 왜 빛이 나는지. 빛과 열을 내뿜는 어버이와 같은, 우리의 항성. 스스로의 질량으로 빛을 내는 존재. 아주 오랫동안 꺼지지 않을… 고작 당신이 뜬 하늘 아래 갓 싹 튼 양파, 그 양파에게 영원과도 같은 시간동안 빛날 - 나의 근원이여.

나에게 넌 더 이상 성냥불과 같이 사그라들 불안한 애정도, 깃털처럼 날아가 사라질 말들도 아니라서. 그래서 나는, 나는 감히 나의 태양에게 약속드리건대 -

너를 가벼이 질책한다. 그렇게 웃는다. 불안도, 수치도, 네 앞에서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구나. 아, 태양은 당신 발 아래의 모든 것을 굽어 살필지니.

“그 약속, 이번에는 어떻게든 지켜보일테니까.”

네가 지는 것 따위는 추호도 생각하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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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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