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흘렀다. 아마 며칠, 아니 몇주가, 혹은 몇달이, 아마 수년이 지났을 것이다. 내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예민해도 나를 조금 꺼리는게 다일 뿐, 헤메이던 꿈속에서 굳이 숨어있는 엑스트라에게 집중하는 사람은 없었고, 여느 괴담이 그렇듯 아무리 오싹한 미스테리라도 회자되고 나이를 먹으면 점차 가벼워지기 마련이었다. 나의 밤산책 루틴은
지훈의 하루는 남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한다. 평균적으로 6~7시에 기상하는 이들과 달리 지훈의 아침은 보통 10~11시였고, 아무리 일러도 9시였다. 오늘은 별일 없는 날이라 보통 때와 비슷하게 일어나야 했으나 오늘은 난데없는 기상 알람이 울렸다. “지후니~ 그만 자고 일어나야지!” “어….” “해가 중천이다~ 일어나야지!” 바로 윤정한. 갑자기
정한의 하루는 때때로 해도 뜨지 않아 풀벌레도 조용한 시간에 시작되곤 했다. 오늘도 그런 날 중에 하나로 새벽 시장을 도는 날이었다. 겨울은 이미 한참 지나 거리마다 색색의 꽃이 잔뜩 핀 4월이지만 아직 새벽 공기는 쌀쌀했다. 대충 씻고 뭐라도 욱여넣으려 주방에 가니 식탁 위에 커다란 보온병이 놓여있었다. 같이 놓인 쪽지엔 예쁜 글씨로 ‘나갈 때
오전 6시.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도 없이 일어난 명호는 아직 잠에서 덜 깬 몸을 깨우려 기지개를 켜며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오늘 해야 할 일정을 정리하며 스트레칭을 짧게 끝낸 명호는 우선 방을 나가 제가 자려고 들어갈 때까지도 불이 켜져 있던 원우의 작업실로 들어갔다. 원우는 자러 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책상 위에만 그가 늦게까지 일했단 흔적이 어지
‘가족’이란 뭘까? 사전적 의미론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이며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뤄진다고 되어 있으나 사회적으론 남성과 여성이 결혼하여 이룬 구성원을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게 보편적이었다. 다만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다양성이 대두되며 가족의 개념도 조금씩 달라져 갔다. 굳이 결혼으로 이루어진 구성원이 아니어도,
🎶4minute - Dreams Come True 이미지 제공 : 월님 * 읽기 전에 * - 현강 중심의 인강을 들어본 사람들이 아니어서 그냥 이럴 것 같다? 정도의 겉핥기 캐해임 - 해당 사진에서 느껴지는 부분으로 정한 것으로 평소 멤버 캐해와 거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최승철 : 화법과 작문 - 꾸준히 앞자리에 앉는 애들 얼굴 다 기억하고 있
인터뷰 편과 이어집니다 https://pnxl.me/f5js89 준휘는 제게 과분할 정도로 멋있는 사람이에요. 친구를 지낼 때도, 연인으로 지낼 때도 항상 제 웃음의 주체는 준휘였어요. 활발하고 장난기가 많은 사람이거든요. 툭툭 던지는 말이나 행동을 보고 있으면 입꼬리가 자동으로 올라가 있을 거예요. 가끔은 어린아이처럼 보이는 사람이지만 속도 깊고 어
웆이 자기야 부를 때 더이상 부끄러워하지 않아서 아쉬운 부 처음 부를 때는 자기야에 ㅈ 하나도 꺼내기 힘들어 했는데 점점 자기야가 익숙해지고 이름처럼 부를 수 있을 때 즈음 갑자기 아쉬워진 부. 웆 불러서 자기야 해보라고 함. - 자기야 - ... 다시 해봐 - 자기야? - 흐음... - ? 곰곰히 생각하다가 이번에는 여보야라고 해보라는 부.. 근
고백은... 제가 했어요. 헤어지자는 말도 제가 했고요. 그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는 연애를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좋아하는 사람도 없었고. 팔자에 연애는 없나보다, 하고 살았어요. 근데 그 사람은 다르더라구요. 지금까지 사람을 만나면서 느낀 감정들이랑 달랐어요.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달랐어요. 무슨 감정인지를 몰라서 며칠 앓다가 사랑이란 걸 깨달
* 지인 리퀘스트 작 ** 작성자는 세븐틴 팬이 아닙니다. 호칭, 성격, 말투 등 많은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 24년 위버스에서 송출된 나나투어-세븐틴 편 시청 후 작성되었습니다. Written by. 이스터 2024.02.18 完 평화로운 주말. 창가로 내리쬐는 빛에 먼저 눈을 뜬 건 지수였다. 햇볕이 눈꺼풀 위를 간지럽히는 탓에 들어 올
아니 시발 홍밍으로 밍 대학교 다니는데 과가 패션 디자인과임. 평소처럼 다니는데 아니 이게 뭐람 대학교 돌면서 다양한 과를 소개하고 다녀보는 유튜브 콘텐츠를 운영하는 사람이 우리 패션디자인과에 온다는거야. 밍 조금 떨리지 않을까? 혹시 만날려나 이 생각 아니면 우리 과 괜찮겠지 학식은 또 입에 안 맞으시려나.. 자기가 다니는 대학교에 그 것도 우리 과에 온
“만보기가 누구야?” 한솔은 굉장히 진지했다. 승관은 메밀소바를 입에 넣으려다 만 흉한 자세로 그를 약 5초쯤 쳐다보다가, 젓가락을 그대로 내려놓았다. …어. 경원이 말하는건데. 맨날 만보기 앱 자랑해서……. 그 만보기 앱은 달성량을 채우면 귀여운 도트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는 게임형 앱이었는데, 동기인 경원은 매일 캠퍼스를 1000걸음씩 걸어서
“제어팔찌네.” 낮은 목소리였다. 약간 중얼대는. 그럼에도 근처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은 모였다. 한창 박수가 터지고 있을 때 들려온 저음이라서 그런듯 했다. 이상한 일도 특별한 일도 아니었지만. 그 말의 내용 때문에, 승관은 대통령마냥 손을 흔들며 앉던 그대로 얼어붙을 수 밖에 없었다. 어, 그러네. 시끄러운 배경음을 놔두고 흐르던 모종의 침묵이
“아니?” 참 태연하기도 그런 말씨였다. 승관은 처음에는 물음표를 띄웠다가, 그럼 이발은 어떻게 했겠냐고 나무라는 투를 들어서야 이마에 힘줄을 세웠다. 근데 이게 진짜. 너 미쳤어? 더러운 창고인지 방인지 모를 공간은 먼지와 쇠 냄새가 가득했다. 승관이 밟고 올라간 나무상자는 곧 꺼질듯이 삐그덕댔고, 쌓여있는 다른 상자들도 케케묵은 티가 났다.
Fish in Apocalypse 돌아가는 필터 소리가 조용하다. 권순영은 어항 속에서 얌전히 멈춰있는 손톱만한 물고기를 보고있다. 숨을 쉬기는 하는건지 그걸 빤히 쳐다보고만 있느라 뒤에서 제가 보고 있다는 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자외선이 켜진 창백한 조명과 조악한 자갈, 플라스틱 해조류, 멈춰있는 물고기. 잃어버린줄
별과 바다 Star and Sea “또 그 책 읽어?” 한솔이 다른 손으로 굴리고 있던 것을 급하게 허벅지 밑으로 밀어 넣는다. 눈에 담기고는 있었던 문자의 나열에서 고개를 들자 이젠 신기해하는 눈빛이 보였다. 한솔은 책을 덮고는, 들키지 않았다는 걸 깨닫자마자 약간 멋쩍은 표정을 한다. 잠깐 시간 때우려고. 석
툭, 튀어나온 푸른 머리를 보자마자 알았다. 아, 저것이 마녀로구나. “너 왕자님이야?” 한솔은 곤란했다. 툭 튀어나온 부리입과 더불어 힐끔 쳐다보는 눈이 경계의 빛을 띈것과는 다르게 시선이 너무나 기대에 차있기 때문이다. 발목에 부목을 덧대 감아주던 남자는 난감한 낯빛의 한솔에게 마저 이것저것 떠들었다. 아니, 금발은 아니지
20. 나 진짜 너 없으면 죽어 지수야. 한 번만 만나주라. 나 연애 잘해. 너 없으면 못살아, 응? 그럼 죽어. 뭐? 어떻게 그런 잔인한 말을 해. 너 진짜 사람이 못됐다. 바지나 놓고 말해 정한아. 홍지수는 제 바짓가랑이에 붙은 윤정한을 사대부터 중도까지 정말로 끌고다녔다. 발에 채워진 족쇄처럼 질질. 가는 길목마다 사람들이
And I snuck in through the garden gate Every night that summer just to seal my fate And I scream, for whatever it’s worth “I love you, ain’t that the worst thing you ever heard?” “뭘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