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이 끝물이라 한들 낡고 지친 체력이 뭐 대단히 회복하겠냐만, 말을 꺼냈으면 지켜야 하니 좀 가볍게 다뤄보겠다. 이전에도 얘기해줬지만 내가 질색팔색하는 것 중 하나가 집착/폭군남이다. 어떻게 이딴 종자를 사랑하냐는 게 가장 근본적인 의문이긴 하지만, 사실 이 의문은 감정권력으로 다 해석이 된다. 감정적으로 우위에 서서 권력자를 발 밑에 놓음으로써 권력을
-장안으로 옮긴다. 살고 싶은 사람은 짐 싸서 따라와라.
손견이 여포 상대로도 선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드디어 연합군의 나머지 병력도 진격을 서둘렀다.
호텔 주변에 다다르자 갑자기 거리가 깨끗해지고 대신 동탁군이 보이기 시작했다. 과시용인지 사병 한 명 한 명이 다 소총 한 자루씩은 들고 있었다.
“수도 방위군은 항복했고, 대통령 관저, 경찰청, 국방부도 점령했습니다.”
동탁의 본대는 의회와 대통령 관저를 급습했다.
“대통령 유변의 명입니다. 동탁 소장은 진군을 중단하고 본래 주둔지로 돌아가십시오.” 하남 경찰서장이 직접 찾아와 전달한 명령에 동탁은 코웃음만 쳤다.
조위그룹 임원 회의가 끝나고 조조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회장실에 돌아왔다. 그룹 승계 작업은 거의 완료되었다. 건강도 많이 회복했다. “원소 청장님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조조는 회상에서 깨어나 현재로 돌아왔다. 할머니가 염려한 바로 그 상황이 지금 펼쳐지고 있었다.
노식 교수의 집 주소를 받고 물러나온 세 사람은 자체방어구역을 나가기 전 구역 내의 마트를 가봤다. 침략 전부터 있던 대형 마트였다.
“하, 평화로울 땐 군대 근처도 안 가려던 양반들이 이제와서 외계인의 작대기 몇 자루 가지고 잘난 체할 생각이군. 그 작동원리는 알고 휘두르는 건가? 그건 뭐 무한정 쓸 수 있을 것 같나?” 유비도 이젠 얼굴을 펴고 있기가 몹시 힘들어졌다. 행인지 불행인지 동탁이 먼저 빙글 돌아섰다.
“이쪽은 오는 길에 만난 의용군 대장 유비입니다.” 조조가 유비를 황보숭에게 소개했다.
황보숭의 진지에 도달하기에 앞서, 하룻밤을 중간에 만난 소도시에서 지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