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모짜
동그란 정수리 위로 데굴데굴 구른 사탕이 툭 바닥으로 떨어졌다. 가지런히 펼친 책에 시선을 고정하던 소년이 고개를 들었다. 미안해! 금방 주울게! 번개처럼 스쳐 지나간 사과의 내용을 곱씹을 새도 없이, 이오리는 선택의 순간을 맞닥뜨렸다. 학기 초보다 퍽 어두워진 형광등 빛을 모조리 반사한 포장지가 눈에 띄었다. 이내 이오리의 시야가 알록달록한 것들로 가득
혼담이 오가는 나이가 되자, 아오이가 가장 먼저 맞이한 초상화는 시부야 가문과 익히 알고 지내던 가문의 것이었다. 이미 얼굴도 알고 있는 사이에서 초상화가 의미가 있나요? 담담하게 묻는 딸의 얼굴이 어떻게 보인 것인지, 그녀를 똑 닮은 중년의 남성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의미가 있지, 관례와 과정은 중요한 법이다. 딱 떨어지는 완고한 말은 아오이가 예상한 그
저주에 걸린 공주님은 온종일 꿈나라에서 배회하신대 언젠가 왕자님이 찾아와 그 저주를 풀어줄 때까지 하지만 왕자님이 언제쯤 올까 그 아무도 모른다네 봄꽃을 닮은 공주님이 잠들어 왕국에는 봄이 오지 않는다네 그렇다면 공주님이 있는 꿈나라는 항상 봄일 테니 나는 거기서 살고 싶네 살고 싶네 고립된 계절 귀족 아가씨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