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란 정수리 위로 데굴데굴 구른 사탕이 툭 바닥으로 떨어졌다. 가지런히 펼친 책에 시선을 고정하던 소년이 고개를 들었다. 미안해! 금방 주울게! 번개처럼 스쳐 지나간 사과의 내용을 곱씹을 새도 없이, 이오리는 선택의 순간을 맞닥뜨렸다. 학기 초보다 퍽 어두워진 형광등 빛을 모조리 반사한 포장지가 눈에 띄었다. 이내 이오리의 시야가 알록달록한 것들로 가득
※ 타케루 편과 ㅁㅁ 님의 망상글에서 이어집니다. 조악한 주술일수록 형태가 명확하지 않다. 그럴수록 술법이 어떻게 발동할지는 술자에게 달려있는 법인데, 야마토가 주문서를 태우면서 생각한 것은 단지 불에 타 흩어지는 모습이었으므로, 폭 넓게 생각하자면 주문서에 담겨 있던 마력이 야마토의 마력과 섞여 공기 중으로 흩어졌을 수도 있는 노릇이다. 아니, 분명
“어, 귀 뚫었네?” 학교에 가던 중에 야마토의 변화를 눈치 챈 타이치가 아는 척을 해 왔다. 술사들 중에서는 액세서리와 같은 금속을 이용해 기운의 운용을 돕는 경우가 많다고 했으니 특이한 경우는 아니었지만 얼마 전 야마토는 제 힘을 버티지 못하고 부서지는 귀걸이가 짜증 난다며 모두 빼지 않았던가. 귓바퀴에 새로 걸려 있는 작은 피어싱이 아침 햇살을 받아
마음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해, 야마토. 어머니에게 들은 말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결국 자신이 감정적이라는 소리다. 다른 선생들에게서도, 아버지에게서도 지긋지긋하게 들었다. 손 위에서 일렁이던 불꽃이 삽시간에 꺼져버리는 것을 보고 야마토는 괜히 발밑을 세게 찼다. 바닷가의 모래가 먼지를 일으키며 공중을 부유한다. 짜증이 났다. 다른 사람들은 자신보다 약
야마토는 오염된 시신이 더 상하지 않도록 하는 술식을 미간에 적어 넣고 기운을 불어넣었다. 시신 두 구에 사람 하나면 나쁘지 않은 결과라고 해야 할까. 몸 어딘가를 관통당한 자국들이 지저분했다. 날카롭지는 않다는 뜻이겠지. 야마토가 구역질을 참으며 시신을 살펴보는 동안 살아남은 사냥꾼이 말하기를 그것은 마치 새처럼 생겼다고 했다. 매처럼 날아와 까마귀처럼
틈으로 들어간 사냥꾼 한 무리가 사흘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야마토는 타이치에게 주기 위해 사 왔던 스무디를 만지작거리면서 제게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남자의 의도를 모르는 척하고 싶었다. 자신은 타이치의 훈련이 끝나면 영화를 보기로 한 약속 때문에 집안에서 사냥꾼들을 가르치는 이곳에 잠시 들렀을 뿐이었지, 일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하고 싶지
“생각해 봤니?” 야마토는 어머니의 질문이 무슨 뜻인지 어렵지 않게 눈치 챘다. 이전에 받았던 서신은 혼담이 들어왔다는 내용이었고 그에 대해 자신의 아버지도 제게 넌지시 말한 적이 있었다. 야마토가 지난번보다 일찍 어머니가 지내고 있는 마을에 방문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혼담이 들어온 곳은 야마토도 익히 들어 아는 가문이었다. 공격적인 술법을 사용하는
시작 전 이 글은 디지몬 시리즈 기반 inSANe 월드 세팅, 「세계의 그림자 디지털 월드」를 다루는 글입니다. 작성자는 미로@MNMMNMWM입니다. 약칭은 ‘그림자 월드’입니다. 작성자 미로가 디지몬 기반 시나리오 작성 중 추가되는 하우스 룰, 전용 데이터 등에서 필요를 느껴 만들었습니다. 제가 창작한 시나리오 또는 다른 분의 디지몬 기반 inSANe
야마토는 종종 어머니를 뵈러 갔다. 정확히 말하면 어머니를 뵈러 갔다기보다 그 일족을 방문한다는 쪽에 가까웠다. 주기적으로 오는 서신들에 답을 보내는 것 대신 직접 찾아가는 것이 야마토의 방식이었기 때문이었다. 돌아올 때는 꼭 과일이나 고기 같은 것을 양손 가득 들고 왔기 때문에 타이치는 가끔 야마토가 제 어머니에게 다녀오는 시간이 기다려지기도 했다. 타
오염은 살아있는 것들의 부정함이 뭉쳐서 생겨나고 짐승은 그로부터 태어난다. 부정에서 태어난 짐승의 발길이 닿는 곳은 다시 부정으로 오염되며 그것을 해치우고 씻어내는 것이 사냥꾼의 일이다. 사냥은 두 명 이상이 하는 것이 보통이며……. “타이치.” 난간에 몸을 기대고 어린 사냥꾼들의 수업을 보고 있던 타이치의 옆에 야마토가 다가와 섰다. 대답 대신 타이치
[리바이어던의 아이들]은 대체로 광기에 절여져 있다. 파괴와 유린이 그들의 피에 흐르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그들은 말 그대로 미친 아이들이다. 사람을 너무 많이 죽여서 귀신의 알과 같은 영혼을 가진 자들이 99개의 영혼과 1개의 마녀의 영혼을 먹어 데스사이즈가 된 무기를 휘두른다. 그 힘은 가공할 만 한 것이다. 물론 그들의 광기는 마인 리바이어던에 의해
틈이 찢어진 사이로 기어이 몸을 욱여넣어 빠져나가는 짐승을 보면서 타이치는 생각했다. 분명 녀석에게 혼이 날 거라고. 넘어진 몸을 일으켜 짐승을 따라가면서도 타이치는 자신의 이름을 호되게 부를 목소리에 대해 생각했다. 타이치, 똑바로 안 할래? 그리고 또 뭐라고 할까. 매번 이런 식일 거냐고 단순하게 추궁 할까, 아니면 늘 하던 대로 힘이 있어 봤자 쓸 줄
잘 하고 싶다, 구하고 싶다, 갖고 싶다, 함께이고 싶다, 즐겁고 싶다. 그런 마음조차 짊어져야 하는 무게가 있다면. *23년 공개 정보만 글리프에 업로드 하였습니다. 스페이스를 옮겨 재게시합니다. ■ 트레일러 「파트너가 사라졌어.」 어느 날 테이머 커뮤니티가 발칵 뒤집어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소중한 인연을 찾아 우리는 어둠을 안고 모인다. ●
당신의 공백을 채우세요. *23년 공개 정보만 글리프에 업로드 하였습니다. 스페이스를 옮겨 재게시합니다. ■ 트레일러 덜컹이는 차체. 손잡이가 부딪혀 소리를 내고, 누군가 당신을 흔들어 깨웁니다. 어쩐지 오랫동안 기다려 온 것 같은 것들. 눈을 뜨자. “이제야 일어나네. 태평한 녀석. 좀 구경해둬. 나중에 다 좋은 추억이 되거든.” 서스럼 없는 태도로
야마토는 비가 내리는 날이면 보기 드물게 푹 잤다. 잠에서 쉽게 깨지 못해 억지로 일으켜서 욕실로 밀어 넣어야 할 정도이니 푹 잤다라는 말보다는 잠에 취했다는 말이 더 맞겠다. 야마토가 이렇게 된 지는 6 개월이 조금 넘었다. 원래 야마토는 잠에 드는 것도 한참 걸리고 겨우 잠에 든다고 하더라도 인기척이 들리면 귀신같이 깼다. 날씨에 영향을 받는 일도 없
아래쪽은 생존AU버젼
※ 해당 글에는 강력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어 일독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비판 및 의견은 받지 않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주세요. 어플몬의 구조적 장점은 완성도 높은 서브플롯으로 강력한 캐릭터성을 확보한다는 부분에 있다. 주력 인물들인 한바다, 강에리, 이랑호, 권레이 모두 성장의 방향성과 그에 따른 서사를 확
※ 해당 글에는 강력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어 일독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비판 및 의견은 받지 않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주세요. 디지몬 트라이에서의 각 장의 주된 난관은 다음과 같다. 용기인 타이치는 싸움에의 두려움을, 우정인 야마토는 친구인 타이치와의 다툼을, 성실인 정석은 선택받은 아이로써의 태만을,
47화에 등장했던 와르르맨션이 유키오 소유의 건물이라는 동인설정 하에 그려진 만화입니다 (아르머미의 현실세계 거주지라고 ...생각함!우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