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류조]너무나 당연해서
2016.01.15 작성 | 공백 미포함 5403자
「전철이 곧 도착하오니 승객분들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방송과는 다르게 우르르 철로쪽으로 모여드는 사람들 틈에 얼른 끼어들었다. 누군가가 내 발을 밟고, 나 또한 누군가의 발을 밟지만 입을 악 다문 채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 전철을 놓치면 지각이다. 빠르게 도착한 전철이 느리게 문을 연다. 이미 타고 있는 사람들이 제법 되는 데도 이만큼의 사람이 다 들어간다는 것은 몇 번을 봐도 신기하다. 모든 사람들이 다 나처럼 찌그러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겠지. 더욱 빽빽해지는 인구 밀도에 나는 가방을 품 안에 넣고 꼬옥 안았다. 중요한 서류가 들어있기에 놓치면 곤란하다.
매일 아침, 이렇게 지옥의 출근 전철에 올라타기 시작한 지 벌써 한 달.
다르게 말하자면 부모님이 이혼하신지 두 달이 되어간다는 소리다.
두 달 전, 정확하게는 한 달하고도 보름 전일까, 거실에서 큰 말다툼 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부모님께서 2층으로 올라오셨다. 그때 두 분 표정이 어떠셨더라. 비장해보이기도 했고, 슬퍼보이기도 했던 것 같다. 아무튼 난생 처음 보는 표정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 표정으로 두 분은 짤막하게 말씀하셨다. 이혼하겠다고. 일방적인 통보에 나와 형제들 모두 순간적으로 굳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예전 이혼하시겠다는 그때와는 분위기가 달라도 너무 달랐다. 그런데 참 우습게도, 우리 여섯 쌍둥이는 그때 그 콩트같았던 면접대로 갈라지게 되었다.
그 면접에서 합격했던 오소마츠형, 이치마츠, 토도마츠는 엄마와 함께 살게 되었고, 그 면접에서 합격하지 못했던 나와 카라마츠, 쥬시마츠는 남겨지게 되었다.
「다음은 ○○역, ○○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위에서 들리는 방송에 정신을 차렸다. 이제와서 뭘 새삼스레 회상을 하고 있는 거냐, 마츠노 쵸로마츠. 지금은 출근이 우선이다. 사람들 틈을 비집고 한 발짝 한 발짝 문쪽으로 이동했다. 바람빠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고, 나는 전철에 탔을 때처럼 사람들에게 밀려 밀려 전철에서 내렸다. 내리기가 무섭게 뿔뿔히 흩어지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도 빨리 발을 놀리며 옷매무새를 다 잡았다. 구겨진 넥타이가 못내 신경쓰이던 참이었다.
내가 다니는 직장은 역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있는 소규모 전자회사. 회사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직장동료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 내 자리를 찾아 앉았다. 회사 노트북을 켜고 전철 안에서 목숨바쳐 지켜낸 중요서류를 꺼냈다. 일 시작이다.
"하아..."
"수고했어, 마츠노군."
"히다카씨. 아, 고맙습니다."
옆자리의 히다카씨가 내미는 커피를 받아들자 히다카씨는 입꼬리를 씨익 말아올리고는 제손의 커피를 홀짝였다. 언제봐도 참 싹싹한 사람이다. 여러가지 챙겨주시며 친근하게 대해주고. 본인 말로는 어린 사원이 잘 들어오지 않는 총무부에 드디어 후배가 생긴 게 기뻐서 잘해주고 싶을 뿐이라고는 하지만 별의별 취급을 다 받는 직장 속에서 이런 선배를 만났다는 건 상당한 행운이겠지. 갑자기 시작된 사회 생활에 그래도 이렇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에는 히다카씨덕분도 없지 않아 있을 것이다.
"오늘따라 유독 한숨이 깊은 것 같네. 괜찮아?"
"아... 뭐, 괜찮습니다."
적당한 대답을 흘리며 커피를 입에 가져다대었다. 회사에 구비되어있는 커피 자판기에서 뽑은 믹스 커피는 달기만 했다.
"밤을 좀 새서 피곤한 것뿐이에요.."
"밤을 샜다고? 마츠노군 웬일로."
"동생이 실수로 파일을 날려먹어서..."
어제 일로 다시 지끈지끈 아파오는 머리때문에 관자놀이를 지긋이 눌렀다. 설마 잠시 화장실 갔다 온 사이에 일이 터질 줄은... 그 때의 충격은 정말이지... 방에 돌아왔을 때, 까맣게 변한 모니터와 당황한 표정을 짓는 쥬시마츠를 보고 잠시 상황판단이 안 설 정도였다. 물론 최종 검토까지 다 마친 주제에 저장하지 않은 내 잘못도 있다. 하지만, 하지만...! 컴퓨터가 떡하니 켜져있는데 스위치를 꺼버리는 녀석이 어디있냐고! 원래 이번 주 안으로 보내야할 파일이었지만 상대 회사가 갑자기 오늘까지 보내달라고 갑자기 요청을 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한 파일이었는데!! 날아갔다고!!! 으아아아!!!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지르며 모니터를 부여잡는 내 모습은 지금 생각해보면 꽤 히스테리적이였다고 생각한다. 쥬시마츠가 슬글슬금 피했었으니까.
"아, 맞다. 마츠노군 형제 두 사람과 함께 산다고 그랬지. 그 파일 결국 어떻게 됐어? 무사히 잘 끝내고 보냈어?"
"네... 겨우 보내고 OK사인 받았습니다."
"하하. 그럼 됐지, 뭐."
기운내라는 듯이 히다카씨가 내 등을 가볍게 두어번 두드려주었다. 오소마츠형이 하는 건 꽤 아팠었는데.
"힘내라고. 누군가랑 사는 게 원래 그런 거니까. 내가 대학생 때 룸쉐어를 해봐서 좀 알아. 그때 꽤나 골치아팠지~ 그래도 마츠노군은 형제끼리니까 나을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아닌 모양이네."
"형제라해도 남자 여럿이서 사는 건 힘들죠."
하아. 저절로 입에서 한숨이 새어나온다. 지난 한 달 동안 일은 적응했지만 세 사람끼리 사는 것은 아직도 불편하기만 하다. 멋대로 밥이 나오고 멋대로 빨래가 되던 삶이 얼마나 복에 겨운 것이었는지 요 두 달 간 톡톡히 실감하게 되었다.
제일 문제가 되었던 것은 바로 밥이었다. 나나 카라마츠가 어느 정도 요리를 할 줄은 알았지만 어디까지나 '어느 정도'였다. 부모님이 집을 비우셨을 때 끼니를 때우는 정도의 실력밖에 없던 우리들로써는 할 줄 아는 요리가 굉장히 한정되어 있었기에 맨날 비슷한 것밖에 먹을 수가 없었다. 참다 참다 편의점 인스턴트 음식으로 대체해보기도 했지만 그것도 쉽게 질려버렸다. 외식은 지갑 사정 상 생각할 수도 없는 선택지고.
빨래도 문제였다. 세탁기가 있으니까 간단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큰 오산이었다. 세 명의 빨래를 널고 개는 것도 일이었다. 여기서 제일 큰 문제는 우리들이 형제, 그것도 쌍둥이들이라는 것. 체격이 비슷하다보니 누가 누구 옷인지 쉽게 분간이 가질 않았던 것이다. 각자 패션 센스가 워낙 다르다보니 외출복같은 것은 괜찮지만 별 특징이 없는 옷이나 속옷같은 경우에는 서로 섞이는 일이 태반이었다. 형제끼리 옷이 좀 섞일 수도 있지 왜 그러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결벽증이 있는 나로서는 이건 무시할 만한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가장 힘든 것은 각자의 생활 습관이었다.
20+n년 동안 함께 살아온 형제들이지만(그것도 여섯 쌍둥이지만) 그래도 엄연한 개인. 성격이 다른 만큼 생활 습관의 차이는 존재했다. 온 가족이 모여살던 시절에는 살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암묵의 룰이 있어 그게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세 사람끼리만 살게 되다보니 풍선이 터진 듯이 튀어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거기다 사는 곳마저 바뀌어버렸기에 우리는 더욱 갈팡질팡할 수 밖에 없었다.
모두가 다같이 살던 시절과 달리 암묵적인 룰도, 우리를 바로 잡아줄 부모님도, 우리를 이끌어주던 장남도 없었다.
그저 우리 세 사람뿐.
일도, 집안일도, 그냥 사는 것조차도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는 니트 세 명뿐이었다.
"하아..."
"많이 힘든가봐?"
"네. 뭐, 좀... 그렇네요."
"흐음~ 마츠노군이 그렇게 말할 정도라..."
히다카씨는 말끝을 흘리며 히다카씨는 커피를 마시셨다. 나도 그제서야 생각난 듯이 컵에 입을 갖다대었지만 식어버린 커피는 한층 더 달아져 맛이 없었다.
"그렇게 힘들면 혼자 사는 게 어때?"
빈 종이컵을 쓰레기통에 툭, 버리며 히다카씨는 가볍게 툭, 말했다.
"...네?"
"아까 내가 룸쉐어해봤었다고 했지? 나 결국은 룸메이트랑 싸우고 그때부터 혼자살기 시작했거든. 처음이 좀 힘들어서 그렇지 적응되면 제법 괜찮아."
"하, 하지만... 그러면 형제들은..."
"뭐, 물론 형제들이 걱정되는 마음 이해하는데 말이야. 마츠노군 분명 여섯 쌍둥이라 그랬었지? 쌍둥이면 다 나이도 똑같을 거고, 문제 없을 거라 생각해. 거기다 착실한 마츠노군의 형제들이니까."
히다카씨의 뒷말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독립. 그런가. 그 수가 있었구나. 그러고보니 예전에 내가 취직 다음으로 간절히 바라던 게 바로 독립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왜 여지껏 생각치 못했던 거지?
"이크, 이제 곧 퇴근 시간이다. 마츠노군 슬슬 마무리해."
"아... 아, 네!"
서둘러 정신을 다잡고 키보드 위에서 손가락을 놀렸다. 스스로도 타자 속도가 느려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허겁지겁 전철에 올라탔다. 나도 모르게 멍하니 있었던 터라 하마터면 놓칠 뻔했다. 출근 전철에 비하면 퇴근 전철은 그나마 사람이 적은 편이긴 하지만 일을 끝낸 후라 피로감은 출근 때보다 더하다. 오늘로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를 한숨을 내쉬며 문 바로 앞에서 손잡이에 거의 기대다시피 섰다. 오늘따라 어쩐지 더 피곤한 것 같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좀 혼란스럽달까.
슬쩍 눈을 올리자 창 너머로 무수한 집이 보였다. 단독 주택, 아파트, 멘션... 그 건물들이 저물어가는 태양이 뿜어내는 강렬한 주홍빛에 삼켜지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저 중에는 홀로 살아가는 이들의 집도 있겠지. 그리 생각하자 기분이 한층 이상해져서 창에 가볍게 머리를 박았다. 보잘 것 없는 내 얼굴이 창 표면에 떠올랐다.
"독립, 이라."
그래, 각자 독립하는 수가 있었다. 조금만 생각하면 당연한 거고, 나도 그걸 가장 바라고 있었는데 왜 생각치 못한 건지 모르겠다. 지금 당장이야 무리겠지만 카라마츠와 쥬시마츠도 일자리를 구하고, 돈이 좀 모이고 나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요즘, 홀로 살 수 있는 곳은 많이 늘어났으니 살 곳을 구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거다.
"하지만 혼자 살게 되면..."
그 두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거지?
카라마츠형은 맨날 허세만 부리는 터라 많이 안쓰러운 행동을 해서 그렇지 기본적으로 상냥하고 모난 성격은 아니니 사회생활은 괜찮을 거라 하지만 그 성격 탓에 다치는 일이 많은데... 다쳐도 제대로 치료도 안하고 괜찮다는 듯이 행동하고. 그리고 카라마츠형 이름대로 머리가 텅 비어있단 말이지. 일하다 실수 많이 해서 구박도 많이 받을 지도 몰라. 아아, 이 형 은근 눈물 많은데 집에 와서 혼자 울고 그러는 거 아냐? 집안일도 그래. 가스불에 뭐 올려놓고 까먹거나 하는 건 아니겠지? 설마. 아니 있을 수 있어. 그럼 진짜 위험하잖아?!
잠깐만, 쥬시마츠야말로 진짜 위험덩어리잖아. 걔는 혼자 산다는 것자체가 가능하긴 한가?! 일단 걔 집안일은 곧잘 도와주긴 하지만 요리 못하잖아. 칼을 든 쥬시마츠는 진짜, 정말, 여러 의미로 위험하니까! 계속 사먹기만 하면 몸에 안좋은데... 쥬시마츠 야구 좋아해서 맨날 배트 휘두르고 다니니까 잘 먹어야할텐데... 일하는 건, 그래도 착하니까 시키는 대로 잘 할 것 같긴 한데 그녀석 가끔 폭주해버리니까 괜히 일 망치거나 하는 건 아닌가 몰라...
나야 지금 취직도 했고, 이제 일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으니 괜찮지만─
"─괜, 찮을까?"
혼자 살게 되어도 나는 괜찮을까?
일을 끝내고 돌아가도 반기는 사람이 없는데?
누군가가 해주는 따뜻한 밥도 먹을 수 없는데?
오늘 하루 힘들었던 일을 하소연할 상대도 없는데?
TV를 볼 때 같이 떠들어줄 사람도 없는데?
밤에 잘 때 곁에 아무도 있어 주지 않는데?
아침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아닌 핸드폰 벨소리로 눈을 떠야하는데?
집 안에서 나 혼자 밥을 먹어야하는데?
아무도 없는 텅 빈 집에서 혼자 살아가야하는데 정말로 괜찮아?
아주 조금의 소리도 없이, 그저 캄캄하기만 하고 냉랭한 공기가 멤돌 뿐인 집 안을 상상하자──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다음은 □□역, □□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문이 열리자 마자 바로 뛰었다. 넥타이가 구겨지는 것도, 사람들의 시선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무언가에 쫓기는 냥 나는 그저 뛰고, 뛰고, 뛰었다. 숨이 턱끝까지 올라왔다. 손에 땀이 고여 가방을 놓칠 뻔도 했다. 역에서 집까지 이렇게까지 멀었던가. 곳곳에서 켜지기 시작한 가로등 불빛이 아른거리며 날 채근하는 것만 같았다. 역에서 10분정도 거리에 있는 자그마한 멘션.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것 조차도 할 수 없어서 단숨에 계단을 뛰어 올랐다. 발을 잘못 디뎌 발목이 아파왔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302호의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
「네! 네! 넵~! 누구세요!!」
인터폰에서 들려오는 기운 넘치는 목소리.
"...나야."
"와아이! 쵸로마츠형이다! 어서오세요!"
"오우. 어서와라, My brother."
날 반기는 두 개의 목소리와 두 사람의 미소에 울컥─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렇다고 두 사람 앞에서 울 수는 없다. 눈물을 꾹꾹 밀어넣고 신발을 벗으며 말했다.
"다녀왔어."
스스르 미소가 지어졌다. 집 안도, 마음도 너무나 따뜻했다. 내가 신발 벗기가 무섭게 쥬시마츠가 내 손을 잡고 집 안으로 이끌었다. 부엌으로 가자 파란 앞치마를 두른 카라마츠가 가스레인지 앞에서 기고만장하게 웃고 있었다. 한창 지글지글 소리를 내고 있는 후라이팬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풍겨져 나와 코를 자극했다. 자연스럽게 목울대가 꿀렁거린다.
"배고프지? 후후. 오늘 저녁은 기대해도 좋다고? 무려 햄버그니까 말이야!"
"햄버그?! 카라마츠 햄버그 할 줄 알았어?"
"이 몸이 못하는 건 없다구?"
"있지, 있지. 카라마츠형아랑 마트가서 푸딩도 사왔어! 쵸로마츠형아가 좋아하는 맛도 있어!"
"이제 곧있으면 완성이다. 얼른 옷갈아입고 오도록!"
아, 이젠 무리.
"저녁 뒤에는 달콤한 스위츠가 기다리다 안혀요──엣, 쵸로마츠형아?"
"왜 그러는가, 쥬시마──쵸로마츠?! 우는 건가?"
결국 눈물을 떨구고 말았다. 안절부절 못하며 나를 둘러싸며 괜찮냐고, 울지 말라고 몇번이고 말하는 두 사람때문에 더욱 눈물이 났다. 울지 말라고 하면 더 울고 싶어진다고. 아아, 정말이지... 이런 걸로 울면서 무슨 독립같은 주제 넘는 생각을 했던 거람. 이런 두 사람이랑 떨어져 지내려고 하다니 바보아냐. 카라마츠와 쥬시마츠를 동시에 껴안고 그 품에 얼굴을 묻었다. 그러자 맛있는 냄새가 한껏 풍겨져나와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오늘 저녁은 정말 기대해도 되겠네.
"고마워."
겨우 왜 독립을 생각치 못했는지 깨달았다.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이 너무나 당연했기에 '혼자'라는 걸 아예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나는 형제들과 함께였다. 밥을 먹을 때에도, 장난을 칠 때에도, 씻을 때에도, 잘 때에도 내 곁에는 늘 누군가가 있었다. 항상 함께였다. 지금은 비록 반씩 갈라지긴 했지만 나는 여전히 마츠노가의 삼남이고, 혼자가 아니다. 내 곁에는 카라마츠형도 쥬시마츠도 있다.
혼자 살만한 나이라고 해도, 그럴 능력이 된다고 해도 나는─
─나는 계속 너희와 함께 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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