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ingku
간만에 방문한 뉴욕은 여전했다. 발 디딜 틈도 없이 빼곡하게 사람이 선 횡단보도. 초록불이 켜지기를 기다리며 핸드폰만 들여다보는 군상. 누군가 발을 떼면 생각 없이 그를 따라 걷기 시작하는 대열. 이따금 타인과 어깨가 툭툭 부딪혀도 미간 찌푸릴 힘조차 잃어 갈길만 재촉하다 지하철역으로 썰물처럼 사라지는 인형. 4년을 살았으나 내가 속한 적 없던 장소
“역시 통신보다는 실제로 얼굴 보는 게 더 좋네.” 살가운 프레센티아의 말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술의 발전으로 이동도 훨씬 수월해졌으니 오가는 시간이 그리 길지도 않은데, 한시가 긴박한 전시다보니 만나는 게 쉽지 않았다. 오늘처럼 협동 대규모 작전이 끝나고 지역 하나가 깨끗해진 날이 아니면 말이다. 작전 지역이 에브게니아가 탐사를 맡은 곳의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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