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21세기텍스트광대
쓸데없는 참견이다. 하지만 리히터 맥닐은 그런 사람이었다. 쓸데없이 참견하고, 주변에 신경을 쓰고, 다른 이에게는 관심이 없다고 날을 세우는 인간에게도 굳이 말을 붙이러 오는 사람. 말꼬리를 잡고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따박따박 따지고 드는 상대와도 기꺼이 대화를 이어 가주는 사람.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유형의 인간. "너무 편리하잖아. 운명 같은 게
“운명은 무슨…. 그런 거 안 믿어.” 얘는 자꾸 사람을 막 건드리네. 레드몬드는 제 이마를 누르는 손길에 눈을 치켜떴다. 말로 지적하는 대신 보내는 무언의 경고였다. 그 경고가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 되었을지는 모를 일이지만, 사람에 따라 방식을 달리할 최소한의 의지도 없는 게 니므 레드몬드라는 인간이었다. “마법사들은 다들 기본적으로 고양이를 좋아하
레드몬드는 연회장의 테이블에 팔꿈치를 올리고, 턱을 괬다. 메이들린의 고저 없는 목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역시 생각이 너무 많아. 생각이 너무 많으니 저렇게 신경 쓰는 것도 많은 거겠지. 여러모로 자신과는 다른 사람이었다. 의식적으로 생각을 끊는 자신과 달리, 의식적으로 생각의 크기를 불려 간다. 꼭 더 많은 것을 고려하지 못해 안달이 난 것 같았다. 이
“누가 그렇게 극단적으로 가랬나.” 레드몬드는 심드렁히 대꾸하며 메이들린의 머리카락을 마저 쓰다듬었다. ‘얘는 왜 이렇게 중간이 없지. 매번 극과 극으로만 치닫네. 아니, 한 쪽으로만 극단적인 건가….’ 완벽에 어느 정도 집착하는 것은 눈치 챈 뒤였다. 단지 자신이 무언가를 알아챘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상대방에 대해 잘 알아봤자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