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삼직인
물과 뭍의 경계에서 ― 《침잠하는 늪》 역만 연작 해설 ― 이런 도시 괴담이 있다. 물속에 잠긴 인간은 평온하다. 태아가 자궁 내 양수 속에서 보호받는 경험과 유사하기에 무의식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게 한다는 설명이 있다. 세계 어딘가에는 이러한 원초적인 욕구를 해결할 자금이 있는 소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거대한 인간 수조가 있다고 한다. 희박한
TW : 아동 방임, 체벌, 괴롭힘 등 “어머님, 이런 사고가 계속 일어나면 저희 센터도 선생님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요. 무슨 말씀인지 아시지요. 부디 가정 내 지도 부탁드리고…….” 한쪽 어깨를 들어 올려 귀에 밀착시킨 수화기가 조금씩 얼굴의 유분기에 밀려 흘러내리고 있었다. 전화선 너머로 전해져오는 문장을 종결하는 어휘가 한숨을 나타나는 감탄사든
이지는 새벽 4시 34분에 503호 문 앞에 섰다. 똑똑, 천경조 님. 나와 주세요, 똑똑, 이렇게 부르면 경조가 돌아와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어렸을 때 친구랑 하던 놀이가 생각났다. ‘집 지키기 놀이’라는 이름의 게임. 방 안에 있는 친구, 문을 열고 들어가려 하는 이지. 친구의 방문을 두드린다. 서로 번갈아가며 퀴즈를 낸다. 퀴즈의 내용은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들어본 적이 있는 말이었다. 눈을 천천히 감았다, 떴다. 그래, 이 말을 어디서 들었더라?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이지에게 마음을 털어놓지 않게 되었다. 이지 쟨 멍청하니까 말해줘도 잘 모르잖아. 누나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하나도 이해 못 했잖아. 아, 이건 이지 씨는 몰라도 되는 얘기예요.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시간과 맥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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