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세네시
미오리네 렘블랑은 엄마를 그리워한다. 분명 그러하지만, 미오리네는 사실 엄마에 대해 잘 모를 것이다. 너무 어렸을 때 겪은 엄마의 상실, 동시에 일어난 아버지에 대한 실망은 미오리네가 가질 그리움을 맹목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미오리네에게 어머니는 현실의 추악한 어른들과는 다른 포용력과 지혜를 깆춘 이상향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그런 미오리네가 어머니의 흔적
달칵, 문이 열리는 소리에 슬레타가 귀를 쫑긋 세우듯 고개를 파딱 들었다. 그의 손에는 꾸깃꾸깃한 종이학이 들려있었다. 아이들의 다음 수업 실습에 사용될 종이접기를 슬레타가 먼저 연습하고 있었다. “미오리네 씨?” 한창 집중하느라 찡그리고 있던 미간이 놀라 펼쳐졌다. 슬레타가 전달받은 미오리네의 귀가일은 약 사흘후로, 예정보다 훨씬 이른 귀가에 기쁘기
안녕하세요, 미오리네 씨! 편지로 뵙는 건 처음인가요?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에요. 사실 조금 낯부끄럽기는 해요. 하지만 꼭, 미오리네 씨에게 편지를 한 번 써보고 싶었어요! 미오리네 씨가 출장 갔을 때를 노려 편지를 짐에 끼워두는 건 에리의 아이디어였지만요. 오늘은 록시-기억하시나요? 우주선 연료실에서 숨바꼭질을 하다 깜빡 잠드는 바람에
“결사 반대에요!” “하든가 말든가!” 보글보글. 지글지글. 저녁을 준비하던 단란한 소음을 차갑게 식혀버린 외침이었다. 깜짝 놀란 마틴이 놓친 접시를 틸이 받아낸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콧노래를 부르며 식기를 놓던 릴리크는 전혀 상관 없는 제 입을 헙하고 두 손으로 막아버렸고, 덕분에 흔들리는 숟가락과 포크를 누노가 빠르게 붙잡았다. 과거부터 기숙사에
화제는 여느 때와 다름 없는 점심 시간에 툭 하고 던져졌다. “대표님은 늘 도시락이지?” 카페테리아에 삼삼오오 모여 떠드는 모임이라면 언제 무슨 이야기가 흘러가든 이상하지 않다. 수많은 주제는 뇌의 깊은 저장고 대신, 샌드위치와 함께 위장에서 소화되기 마련인 법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회사 점심 시간만의 특별한 토핑이지. A양은 흘러내릴 뻔한 양상추를 가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