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송로
3년 전 겨울에 그 애를 처음 만났다. 진눈깨비가 흐리게 내리던 날, 눈 바로 아래까지 흰 마스크를 썼던 세영이의 첫인상을 기억한다. 상견례를 위해 들렀던 레스토랑, 엘리베이터에서 물끄러미 층수를 헤아리던 검은 눈. 같은 층에 내려 서로를 힐끔거리다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되었을 때, 눈을 크게 깜박이며 천천히 마스크를 벗어내던 앳된 얼굴. 무릎 언저리로 올
6월 모고가 다가오고 있었다. 미지근해진 문고리를 잡은 채로 나는 심호흡했다. 입시 학원의 강의가 한창일 시간이었다. 몇 번째일지 모를 망설임을 다시 새기며 나는 문에 귀를 대보았다. 두꺼운 철문 너머로는 기척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운이 좋으면 엄마는 장 보러 나갔을 수도 있었다. 아니면 주에 세 번씩 나가는 문화 강좌의 아줌마들과 같이 카페라도 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