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
百日紅
165cm
28세
7월 16일
여성
그녀에 대하여
눈처럼 하얀 백발과 녹색 계열의 녹안. 오른쪽 옆머리가 쇄골 위까지 올라오는 길이. 뒷머리는 언제나 깔끔하게 묶는다. 왼쪽 기준 하트 장식의 머리핀 3개, 오른쪽 기준 서로 다른 모양의 머리핀 각각 2개로 머리카락을 고정하고 있다. 겉보기와는 달리 병약하며, 체력이 보통 사람과는 달리 낮은 편. 태어날 때부터 심장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씩 정기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방문하고 있다. 정확하게 이야기한다면 그녀는 자신의 심장에 대해서 "내 심장은 태어날 때부터 문제가 있었어. 그렇기 때문에 병원 치료를 오래 받았고, 입원도 많이 했어."라는 대답을 한다. 성격은 부드럽고, 다정하다. 자신보단 타인을 위해 행동하는 편. 예의가 바르단 얘기를 많이 듣는다. 순진하고 순수해서 잘 속거나 쉽게 놀림을 받는다. 이런 성격 탓에 주변인들에게 쉽게 휘말려 고생하기도 한다.
그녀의 직업
클래식을 전공한 꽃집 사장님. 꽃집 운영전까지는 음악 학원 강사(취미반+입시반)로 근무했으나 퇴사하였다. 퇴사 이유는 강사 생활 동안 심장의 상태가 점점 나빠졌기 때문이다. 현재는 그럭저럭 회복한 편.
그녀의 취미
상당히 소소한 취미가 있다. 독서, 음악 감상.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오랜 입원 생활과 병약한 몸 때문에 몸을 이용한 활동은 무리였기 때문에 독서를 하거나 음악을 감상하는 활동이 전부였다. 독서는 시간을 충분히 소모시키고, 음악을 듣는 행동은 외로운 입원 생활을 조금이나마 덜 외롭게 만들었다. 또 다른 취미는 베이킹과 요리. 이 취미 경우 긴 입원 생활이 끝난 후 가진 새로운 취미이다.
~Late Night with the Radio Demon~
제1부 : 제물이 없는 소환진
어두운 지하실. 그녀는 악마를 소환할 수 있다는 소환진을 피가 아닌 붉은 페인트를 사용해서 그렸다. 당연하게도 제물은 없었다. 그저 호기심으로 그린 거니까. 제물도 없고, 목적도 없는 의식. 그저 인간의 호기심으로 일어난 장난스러운 소환진과 의식. 그녀는 '정말로 소환될 리가 없지.'라는 말을 남기며 지하실을 떠날 때 라디오 잡음을 들을 수 있었다. 그녀가 뒤를 돌았을 때는 붉은 사슴 악마가 그녀의 뒤에 있었고 그녀를 향해 말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알래스터라고 합니다!"
제2부 : 이름
"당신의 이름을 여쭈어봐도 될까요?"
그는 신사적인 목소리로 그녀를 향해 말했지만 그녀는 자신의 눈과 귀를 의심했다. 정말로 악마가 존재한다! 정말로 악마가 내 앞에 있다! ... 하지만, 그녀는 악마를 신봉하는 사람도, 절실한 기독교인이 아니다. 그저 평범한 일반인. 평범한 일반인인 자신의 호기심으로 인해 일어난 결과물. 그녀는 잠시 이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생각을 멀리 치워두고 자신의 이름을 물어보는 그에게 대답하기로 했다.
"나는... 백일홍. 일홍이야. 만나서 반가워, 알래스터."
"오, 신기한 이름이군요! 백일홍... 일홍... 저 역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일홍!"
제3부 : 거래
서로 간의 통성명이 끝나자 그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당신도 다른 인간들처럼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저를 불러냈을 겁니다. 자, 일홍... 거래를 합시다. 당신의 소원은 무엇입니까?"
그녀는 그의 손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바로 그 손을 잡으며 원하는 소원을 말했겠지만 그녀는 그의 손을 잡기는커녕 머뭇거리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바라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녀는 자신의 삶에 만족했고,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이미 수긍한지 오래다. 자신의 약한 심장은 언제나 자신을 힘들게 했지만 이제는 약을 복용하면 버틸 수 있는 문제다.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원하는 게 없어."
그는 그때부터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제물이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피가 아닌 붉은 페인트로 소환진을 그린 것 역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원하는 게 없다? 그건 이상했다. 인간은 욕망의 덩어리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다면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이루는 것이 인간이다. 그런데, 이 인간은 다르다! 원하는 게 없는 순수한 인간... 그는 다시 그녀에게 질문했다. 어쩌면 떠보는 것에 가까웠을지도 모른다.
"정말로 원하는 것이 없나요? 저는 당신께 그 어떠한 것도 들어드릴 수 있습니다! 복수를 원하시나요? 아니면 재물을 원하시나요? 오, 아니면 영생?"
그의 불순한 의도들이 담긴 질문. 그녀는 다시 그에게 대답했다.
"나는 정말로 원하는 것이 없어."
그것은 그가 지옥에 떨어진 이후 오랜만에 느낀 감정이었다. 자신을 두 번이나 거부한 인간을 향한 흥미와 재미. 그리고, 가능하다면 이 인간에 대해서 더 알아가고 싶다는 호기심. 이 세 가지의 감정이 그의 마음속에 뒤엉키기 시작하며 시커먼 타르의 색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제4부 : 다크초콜릿
한편, 그녀는 그가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자신의 대답에 실망했다는 착각을 하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아무것도 원하지 않던 사람이 자신을 소환한 거니 불쾌하다고 여긴 모양이지. 그녀는 어떻게든 그의 기분을 풀어줄 수 있는 것이 있나 싶어 자신의 주머니를 뒤져보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트에서 파는 흔한 다크초콜릿. 그녀는 망설이다가 그의 손에 조심스럽게 다크초콜릿을 쥐여주었고, 그는 그녀의 행동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 기대하면서.
"비록 나는 원하는 게 없지만... 네게 선물을 줄 수 있어. 이 다크초콜릿을 네게 줄게."
그는 그녀의 대답을 듣고, 자신의 손에 쥐여준 흔하디흔한 다크초콜릿을 바라보며 그녀를 향해 질문을 했다.
"정말로 원하시는 게 없습니까, 일홍?"
"응, 나는 정말로 원하는 게 없어, 알래스터. ... 네게 실망스러운 대답만 할 수밖에 없어서 미안해."
제 5부 : 이별
그는 또다시 한참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더니 특유의 미소를 짓기 시작한다.
"저는 괜찮습니다, 일홍! 저는 당신 덕분에 아주아주 흥미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정말로 기쁘답니다. 비록, 당신은 소원이 없기 때문에 저는 이만 제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 볼까 합니다! 다음 만남을 기대하겠습니다, 일홍..."
그는 알 수 없는 말을 남기고는 사라졌다.
제 6부 : 악마가 느낀 감정
호텔로 돌아온 그는 다크초콜릿의 포장지를 뜯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를 생각하며 다크초콜릿 한 조각을 떼어내고 입에 넣었다. 오버로드인 자신의 거래를 거부한 최초의 인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기분이 상할까 봐 조심스럽게 말하던 그 태도. 어찌나 재밌는지! 심지어, 그녀는 자신에게 선물이랍시고 마트에서 판매하는 평범한 싸구려 다크초콜릿을 선물하기도 했다. 그는 다음 조각을 먹기 위해 약간의 힘을 주어 조각을 떼어내고 다시 입으로. 인간은 이 다크초콜릿처럼 쉽게 부러진다. 그만큼 쉽게 망가진다. 그녀 역시 인간이기 때문에 자신이 쉽게 망가트릴 수 있고, 부숴버릴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루시퍼의 딸의 터무니없는 호텔 광고를 본 이후 느낀 흥미와 재미의 원천이다. 그는 다음 만남의 날짜를 되도록이면 앞당기고 싶어졌다. 예를 들어, 지금 당장이라던가.
제 7부 : 갑작스러운 재회
다시 그녀의 시점으로 넘어간다면 그녀는 지금 가게 문을 닫고 집으로 향했다. 그녀가 집에 도착하면 현관등의 센서가 작동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났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거실의 전등이라도 키기 위해 벽을 더듬으며 전등 스위치를 찾을 때 또다시 등 뒤에서 라디오 잡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일홍, 다시 만나서 반갑군요!"
그는 그녀의 뒤에 나타나면서 말하자 놀란 그녀는 짧은 비명을 지르고 바닥에 넘어졌다. 그녀는 그의 붉은 두 눈을 보았고, 그는 그녀의 녹색의 두 눈을 보았다. 그는 여전히 미소를 유지한 상태로 그녀의 손을 잡아 바닥에서 일으켰다.
"세상에나! 당신을 화들짝 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답니다, 아마도요. 하하하."
그는 여전히 웃는 미소를 유지했고, 그녀는 어색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어... 다시 만나서 나도... 반가워, 알래스터..."
그녀는 여전히 어색한 미소를 유지하며 거실의 전등 스위치를 누르기 위해 그에게서 조금 떨어졌고, 그녀는 거실의 전등 스위치를 눌렀다.
"... 나를 다시 만나러 방문한 이유가 있을까...?"
"아, 물론 있지요! 제가 당신에게 너무나도 큰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일홍 당신은 말이죠, 제가 본 그 어떤 인간들과는 다릅니다! 당신처럼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순수한 인간은 드물죠. 그렇기 때문에 제가 다시 찾아온 겁니다."
그는 마치 자신의 집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거실 소파에 걸터앉아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집주인인 그녀는 뻔뻔스러운 그의 태도에 황당했지만 그의 대답을 계속 듣기로 하기로 했다.
"하지만 난 원하는 게 없는데..."
"알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일홍! 저는 거래를 제안하러 온 게 아닙니다. 당신을 더 알아가고 싶기 때문에 온 거니까요."
"나를... 나를 더 알아가고 싶다고?"
"네! 당신을 더 알아가고 싶습니다. 우선, 친구부터 시작할까요?"
제 8부 : 그와 그녀의 동거
그렇게 그와 그녀는 기묘한 동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불편한 점도 있었다. 혼자 살던 그녀는 누군가와 동거를 한다는 것이 어색했고, 그는 현대의 기계들을 혐오했기 때문에 Tv를 바보들이나 보는 상자라고 비하하거나, 에어컨을 쓸모없이 자리만 차지하는 더러운 것이라 칭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그의 말을 무시하는 것을 선택했고, 최대한 싸움을 피하며 평화로운 나날들을 이어가려고 노력한다. 그 역시 그녀의 노력을 알기 때문에 여름같이 더운 날에는 그녀가 혐오하는 현대의 기계를 사용하는 것을 불편한 기색을 숨기며 같이 사용해 주기도 하고, 같이 Tv를 시청하기도 한다.
제 9부 : 라디오 악마의 토크쇼
이걸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역시, 제가 그녀의 큰 문제점을 알기 시작한 날을 말해야겠군요! 그때는 화창한 날이었고, 일홍은 저를 위해 잠발라야를 요리해 주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일홍이 요리를 하러 가기 위해 주방으로 들어갔을 때 갑자기 쓰러지지 뭡니까? 저는 그녀의 상태를 확인하러 주방으로 향했고, 그녀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녀에게 말했죠. 일홍, 필요한 게 있나요? 말씀만 하시죠. 제가 찾아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제게 말했습니다. 식탁에 놓여 있는 악병을 가져다 달라고요. 저는 그녀의 말을 듣고 그녀에게 즉시 약병을 주기 위해 약병을 집어 들었습니다. ... 제가 본 것은 무려 심장에 관련된 약이었습니다. 네, 심장에 관련된 약 말입니다! 저는 그 즉시 그녀가 겪는 증상을 알아내고 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녀가 죽어버리면 알아내지 못하지 않습니까? 저는 그녀에게 약병을 건네주고, 그녀가 약을 먹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때부터... 그녀는 제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만약 종종 이렇게 아파한다면 약을 주면 돼. 알겠지, 알래스터?'
'... 아, 내가 먹는 이 약이 궁금하다고? 이 약은 내 심장을 덜 아프게 해주는 진통 효과가 있는 약이야.'
'더 알고 싶어? ... 이걸 어디서부터 말해주어야 할지... 음... 나는 태어날 때부터 심장에 문제가 있었어.'
... 제가 그 상황에서 웃어버렸다면 제가 그동안 쌓아온 신뢰와 우정이 산산조각 났을 겁니다. 하, 그 상황에서 웃음을 참는 것이 어찌나 어려운지... 저는 종종 그런 생각을 합니다. 만약 내가 아닌 다른 악마가 일홍을 만났더라면? 이 경험을 오로지 내가 아닌 다른 악마가 했다면? 벌써부터 불쾌하군요! 그런 재미는 오로지 저만 경험해야 합니다. 신생아 때 죽었어야 하는 게 정상이나 현재까지도 살아가는 그 불쌍한 작은 인간이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그 모습은 오로지 제 눈으로만 담을 수 있는 오락입니다. 심지어... 그녀는 제가 살아있었던 20세기 때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을 몸소 보여주고 있으니까 말이죠...
알래스터의 감정은 더 이상 흥미와 재미와 호기심이 아닌 집착과 소유욕을 느끼기 시작했다. 알래스터는 그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것이 맞으니까 말이다. 애초에, 이게 더 옳은 감정일지도 모른다. 알래스터에게 흥미, 재미, 호기심이란 감정은 흔한 감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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