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RP
성격 Frustra laborat qui omnibus placere studet. 말갛게 웃는 D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면 당신은 운이 좋게도 아직 그와 마주친 지 얼마 안 되었다는 뜻일 겁니다. 아, 잠시만……. 설마 그 여유와 미소가 그가 지닌 품성에서 오는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겠죠? 혹시라도 당신이 그랬다면 이것참, 무척이나 통탄스러운 일이네요. D라
키워드: 맹한, 순수한, 가벼운 ○○○, 듣고 있어? 응, 듣고 있었어. 그러니까……. ……. …미안, 무슨 얘기였지? 애가 정신을 좀, 어디 빼놓고 다니는 것 같아. 그와 대화해 본 사람들은 십중팔구 그렇게 말하고는 한다. 했던 말을 반복하게 하질 않나, 뒤늦게 엉뚱한 결론을 내놓질 않나, 잠깐 한눈판 사이에 꾸벅꾸벅 졸고 있지를 않나……. 어느 모로
상냥하지만 착하다고 말하기는 사람, 썩 사교적이지 않음에도 넘치는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 크게는 그 두 가지로 결을 표현할 수 있다. 그의 부드러운 기질은 다소 갑갑하다는 인상까지 주곤 한다. 아마도 타인을 대하는 게 서툴기 때문에, 그럼에도 좋은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리라. 본래 선과 악에 대한 구별이 확실치 않기에
외관 시프레가 유독 많이 들은 칭찬은 눈에 관한 이야기였다. 남들에 비견될 만큼 길진 않아도 언더까지 꽉 들어찬 덕에 꽤 풍성한 속눈썹, 가늘고 얇게 자리해 날렵한 느낌을 주는 눈. 그 안에 담긴 연분홍 눈동자가 맑고 청아하기에 타인의 시선으로 봐도 썩 차가운 이미지는 아니었다. 더욱이 눈동자 가운데에 콕 박혀 있는 다섯 가닥의 꽃잎 같은 동공이 더욱 그가
외관 소행성은 행성보다 작고 위성보다는 크다. 혹은 위성보다도 작다. 그러나 그것이 횡액을 불러오면 행성의 작은 부분이 닳아 사라져 생명이 설 자리는 한 뼘 짓밟힌다. 어쩌면 코제트 키팅은 그런 여성일지도 모른다. 재앙과 함께 떨어진 작은 별. 빛나지 않는 작은 돌덩이. 사람들이 알아볼까 두려워 먼지를 덮어쓴 채 이곳에 찾아온 한 조각의 달. 단아한 얼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