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아주 아주 오래 전의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세상을 구원한 영웅이 하나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를 칭송하고 찬양하여 온갖 노래를 만들었으며 모든 그림과 동상들과 같은 예술품을 만들길 마지 하지 않았습니다. 아주 기꺼워하고 행복함에 취해 그를 만들고 전시하였으며 모두가 그를 아주 오래토록 기억하리라고 다짐하였습니다. 그것도 당연한 것이 그는 아주 오래 전
그날 그때에 네가 길을 잃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그날 그때에 네가 ‘보이지 않은 이’라서 그 길로 접어 들지 않고, 인간들의 길을 갔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나는 보잘 것 없는 하급 요괴에 불과해서 알 수 없지만 그랬더라면 우리는 만나지 않고 그대로 서로의 삶을 살았을 거다. 너는 퇴마사가 아니라, 평범한 인간으로 살았을 수도 있을 거고. 그랬더라면 더
“제시, 괜찮으면 거기 그거 좀 집어줄래?” 약간은 푸석하게 일어난 길다란 갈색 머리칼이 하얀 손을 따라 길게 늘어졌다. 부스스하게 상한 머리 끝이 햇살에 부서지며 옅게 색소가 빠진 빛깔로 반짝이는 것이 보기에 좋았다. 하얗게 일어난 먼지 마저도 황홀하게 보일 지경인 볕이 잘 드는 나른한 오후였다. 제시는 길게 늘어지는 하품을 하며 천천히 침대에서 몸을
글리프 2주차 주제가 나왔다. 1주차 글이 통과되었는지 안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보다 중요한건 다음 글을 쓰는 것이다. 글이 어떻든 일단 쓰는 것과 마감하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2주차 주제는 밴드다. 아마 글리프도 다른 밴드보단 락밴드를 생각하고 주제를 냈을거다. 밴드를 주제로 한 창작소설을 쓸 수 도 있지만 이번엔 다른 글을 써볼 생각이다. 그래
비가 오는 날엔 항상 무지개가 뜬다. 나는 그녀가 무지개와 정반대인 유령같다고 생각했다. 고개 힘껏 들어도 눈 한번 마주치기 힘들고 어쩌다 보아도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제대로 말해본적도 없다. 선생님들은 그래도 나와 관련있는 높으신 분이니 잘 보여야한다고 했다. 나는 그것이 불만이었다. 애초에 그녀를 뭐라고 불러야하는 지도 몰랐다. 선생님. 겨우 생각해낸
‘그래도 코코, 마지막까지 언니 곁에서 행복했을 거예요.’ 정말로 그랬을까? 점점이 울리는 알림음이 시끄러웠다. 모두 하나 같이 ‘그래도, 이제는’으로 시작하는 그 모든 메세지들이 자신을 그리고 코코를 위한 것이라는 걸 안다. 내 나이 열일곱에 내게 와서, 내 나이 서른에 떠난 너는 ‘그래도 열여섯 살이면 충분히 오래 살았으니까요.’라는 말로 끝맺기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