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의 종소리가 사라진지 딱 이틀째 되는 날이었다. 잊을만하면 울리던 종소리가 사라져도 사람들은 허전해하지 않았다. 일부는 오히려 기뻐하고 있었으니, 그들에게 있어서 이것은 곧 온전한 행복이나 다름없었다. “탑 속에 그 괴물이 살았다는 걸 생각하면 아까운 맥주를 길바닥에 토해낼 지경이었는데 말이야.” “흉측한 면상을 길바닥으로 디밀긴커녕 이젠 종소리
집시왕은 가만히 숨을 쉬고 있다. 광장의 한복판에서. 지독한 죽음의 냄새가 풍기는 이 곳에서. 그는 살아있다. 끔찍하게도. 죽은 것이 아니었나? 클로팽은 생각한다. 하지만 구역질이 나도록 풍기는 비린 쇠의 냄새가 그의 감각들을 일깨운다. 시리도록 차가운, 그리고 다신 맡고 싶지 않았던 냄새. 클로팽은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온 몸이 비명을 지르고,
네가 하나님의 오묘를 어찌 능히 측량하며 전능자를 어찌 능히 온전히 알겠느냐 하늘보다 높으시니 네가 어찌 하겠으며 음부보다 깊으시니 네가 어찌 알겠느냐 그 도량은 땅보다 크고 바다보다 넓으니라 _욥기 11:7~9 _ 신이 창조한 가장 아름다운 추물. 노트르담의 종지기란 그런 것이다. 당나귀 털처럼 거친 머리칼은 산수유와 같은 붉은 색이며, 일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