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없는 꽃다발을 샀다. 가끔 그런 날이 필요할 때가 있었다. 아니, 어쩌면 요근래 종종. 두려움 위로 덮힌 외로움의 살갗을 꽃으로 덮는 일이 종종 생겼다. 상처가 난 곳을 새살이 덮으며 올라오는 것으로는 차마 세상의 따가운 것들을 전부 막아낼수는 없으니. 꽃들을 집에 잠시 손님으로 들였다가, 다시 땅에 심을 수 있으면 라벤더 안식처의 작은 텃밭에 심
“그러니 말해줘, 영원히…” 제 마음에 머물렀던 것 중에 영원할 줄 알았던 것들을 모두 잃었기에, OO는 영원을 믿지 않게 된 지 오래였다. 모든 것들은 순간과 찰나에 지나지 않아 손끝을 휘감고, 마음을 어지럽히고는 떠나기 마련이었다. 음유시인은 그러한 것들을 붙잡아 기나긴 영원 중 찰나를 따와 이야기로 만들기도 하고, 찰나를 영원히 남게 노래로 만들기도
귀에 스치는 것은 무엇이었지? 사랑한다는 말이었나, 아니면 바람 소리였던가? 따스히 비추는 무언가가 오늘도 나를 내리쬔다. 이 주째 같은 꿈이었다. OO는 슬슬 이 황금색의 친절함이 진절머리 났다. 보란 듯이 재현된 고향의 어떤 기억. 그 나뭇잎 사이로 내리쬐는 찬란히 부서진 햇빛을 받으며 OO는 어딘가에 누워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다. 어떤 손길이 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