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소리 바람에 실리는 물내음이, 공기 중에 가득했다. 유진은 바닷가에 널린 조약돌을 보았다. 조약돌은 파도에 구르기도 하고, 서로 부딪히기도 했다. 흰 원피스를 입은 유진은 뒤를 돌아보았다. 붉은 눈동자와 눈이 마주친 것은 그 때였다. 바람이 시원해요. 그런 말과 함께, 유진은 아레스의 손을 잡았다. 제 손바닥보다 좀 더 큰 손이 그 이끌림을 받았다
그 날은 유독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유진은 추적하던 범인 한 명을 놓치고서 온통 비범벅이 된 채였다. 그녀는 지독한 피로감을 느끼며 경위서를 작성했다. 폭언이란 폭언이 모두 그녀에게 향하였다. 모든 것이 그저 멀게만 느껴졌다. 둔감한 추위를 느끼며 유진은 제 집으로 향하였다. 안 젖은 곳이 없이 가라앉은 머리칼은 더 이상 우산도 필요없다는 착각을 하게
크리스마스캐럴 유진은 제 턱을 매만졌다. 탁자에 놓인 사진이 번들거리고 있었다. 붉은 눈동자를 향하는 이의 이름은 아레스 베이커. 그녀는 아레스 베이커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녀를 집요히 좇아오는 이. 그리고 그녀의 숙적. 웃음이 비죽 새어나왔다. 유진은 검지손가락으로 사진 위 얼굴을 훑었다. 창 밖으로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그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