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소리
레스진 컾 바다피크닉!
바닷소리
바람에 실리는 물내음이, 공기 중에 가득했다. 유진은 바닷가에 널린 조약돌을 보았다. 조약돌은 파도에 구르기도 하고, 서로 부딪히기도 했다. 흰 원피스를 입은 유진은 뒤를 돌아보았다. 붉은 눈동자와 눈이 마주친 것은 그 때였다. 바람이 시원해요. 그런 말과 함께, 유진은 아레스의 손을 잡았다. 제 손바닥보다 좀 더 큰 손이 그 이끌림을 받았다. 그녀는 바람결에 따라가는 제 머리칼을 정리하기도 했다. 아레스는 잔잔히 그녀를 따랐다. 천천히 가자는 말을하는 것이었다. 내딛는 발걸음은 다감함이 깃들어 있어 패이는 깊이와 달리 부드러웠다. 유진은 그런 아레스의 손바닥에 입을 받추었다. 패인 손바닥이 가볍게 옴찔거렸다. 그녀는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곤 손깍지를 꼈다. 당신과 만났던 겨울을 기억해요. 그런 말과 함게 유진은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아레스가 웃음을 짓는 것이 보였다.
”나는 언제나 그 웃음을 보고 싶어요.“
”나도 당신의 웃음이 좋은걸요.“
웃음이 두 사람 사이에 넘실대었다. 유진은 제 단화를 벗어내고는 밀물에 발을 담그었다. 아레스, 물이 좋아요. 그런 말을 하며 한 발작 더 물 안으로 들어섰다. 아레스는 쿡쿡 웃음소리를 내었다. 이내 그녀 역시 발을 벗어내고 한 걸음씩 안으로 들어섰다. 새로운, 혹은 서늘한, 혹은 마주하는 물결의 감각이 있었다. 유진은 아레스를 바라보았다. 그 눈동자에 담기는 자신의 모습이 참 좋아서. 그녀는 발 뒤꿈치를 들어 아레스에게 입을 맞추었다. 상대는 눈이 커지다, 허리를 살풋 숙였다. 그리곤 다시 입을 맞추었다. 파도가 발목에 와 닿았다. 잘게 부수어지는 물방울 속에서, 유진은 말하였다. 여전히 당신을 사랑한다고. 쭉 그럴 것이라고. 아레스가 대답하였다. 자신 역시 그러하노라고. 그러니 두 사람은 서로가 머무를 곳으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시간은, 언제나 그들 사이에서 흐를 것이었으므로.
”아레스.“
”불렀어요?“
”다음엔 니스로 가볼까요?“
엉뚱한 듯 묻는 유진의 목소리는 내심 진지하였다. 그들이 과거와 과오로부터 놓인 후로, 그들은 어디로든 갈 수 있었다. 원하는 곳은 어디든. 그것은 그녀가 미래를 기대하게 하였다. 행복이, 온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믿기에. 유진은 발걸음을 옮겼다. 배가 고프다는 말과 함께 그녀의 사랑하는 이에게 물었다. 무엇을 먹고 싶느냐고. 더운 날이었다. 서로 샤베트는 어떻느냐는 말을 하며, 차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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