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데이트하자!" 직진 돌격, 좋아하는 사람에게 취해야 할 일관된 태도다. 톰은 피어나는 소망은 진솔하게 표현하고 가슴을 차오르는 감정은 음성의 형태로 빚어내는 걸 좋아한다. 감정의 출발선은 사람마다 다르고, 상이한 속도와 방향을 꾸준히 이해하려고 노력해야만 진심이라는 종착점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톰은 자신의 신조를 굳건히 믿고 세바스찬에게 청혼하는
소설가라는 존재는 나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문학이 가진 무형의 힘이 인간을 어떻게 휘둘렀는가. 한 소설은 젊은이들의 공감을 얻어내어 그들을 자살에까지 인도하기도 했으며, 또 다른 소설은 테러범들의 바이블처럼 여겨지며 금서로 정해지기도 했다. 존재하지 않는 인물과 사건. 그럼에도 군중들은 허구의 인물에게 자신을 투영했고, 지표로 삼았다. 그렇다면 그
살아간다는 것에는 거창한 목표나 이유를 필요로 하진 않는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삶을 놓아버리는 것에 있어서도 거창한 사건이나 이유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지쳐 버린 사람일수록 더욱. 셰인은 살아가는 것에 있어 목표나 이유가 없을 뿐 아니라 삶을 포기할까 싶을 때에도 거창한 이유가 없던 사람이었다. 그는 그저 삶을 유지할지, 포기할지 선택할 수도 없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