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라는 존재는 나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문학이 가진 무형의 힘이 인간을 어떻게 휘둘렀는가. 한 소설은 젊은이들의 공감을 얻어내어 그들을 자살에까지 인도하기도 했으며, 또 다른 소설은 테러범들의 바이블처럼 여겨지며 금서로 정해지기도 했다. 존재하지 않는 인물과 사건. 그럼에도 군중들은 허구의 인물에게 자신을 투영했고, 지표로 삼았다. 그렇다면 그
살아간다는 것에는 거창한 목표나 이유를 필요로 하진 않는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삶을 놓아버리는 것에 있어서도 거창한 사건이나 이유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지쳐 버린 사람일수록 더욱. 셰인은 살아가는 것에 있어 목표나 이유가 없을 뿐 아니라 삶을 포기할까 싶을 때에도 거창한 이유가 없던 사람이었다. 그는 그저 삶을 유지할지, 포기할지 선택할 수도 없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