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을 하게 된 이유야 간단했다. 네로 커티스는 악셀 케브란사의 실종을 극도로 두려워했고, 악셀 케브란사는 네로 커티스가 힘들어 할 적이면 그 말이 자기파괴적인 것이라 할지언정 들어주고 싶어했다. 그렇게 둘은 헌터 생활을 물로 씻어낸 뒤 던전과는 아주 연이 먼 곳으로 이사했다. K.I.L.L.의 이름이 W.I.L.L.로 바뀌었다는 것도 모르는 곳으로 말이다
네로 커티스는 여름이 왔을 적 창문 밖으로 매미가 맴- 맴 하고 울며 소리 내는 걸 들어본 경험이 적다. 그건 그가 살아온 환경이 습하고 온도가 낮을 뿐더러, 자의지 있게 고함 치는 생명체라 할 것이 인간말곤 몇 없었던 탓이다. 구구절절 이어질 변명을 잘라내고 말을 하자면 이렇다. 네로 커티스는 이 농장의 여름이 낯설었다. 사람들이랍시고 득실거리는 마을에
힐 부부가 시골 마을에 정착해 돈을 벌며 마을 사람들과 교류한 지 벌써 다섯 해가 지났다. 이번 봄 부터는 남이 아니라 우리라고 해도 무관할 정도의 소속감을 지닌 사람들이 됐다. 처음에 남편인 줄 알았던 포스턴, 랭던, 선생. 뭐였더라. 거스는 그 덩치 큰 작자를 선생님이라 불렀고, 마을 이장은 랭던 씨, 혹은 힐 씨라고 불렀던가. 그나마 편하게 호칭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