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_ 능력이 사라지다 (플라웨) “나, 더 이상 느낄 수 없게 되었나 봐.” 나나세 리쿠가 그렇게 운을 띄운 것은 어느 여름밤이었다. 후덥지근한 공기와 밤을 지내도록 울어대는 매미의 울음소리가 귓가에 머물던 밤, '할 말이 있다‘ 라면서 이오리를 방으로 부르고 나서였다. 주체가 없는 발언에 이오리는 먼저 적잖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뭘 못 느낀
이누마루 토우마는 둔감했다. 본인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이야기다. 멤버의 표현을 빌리자면, 개인에게 좋은 일은 상상하지 않는 주제에 뻔뻔히 타인의 약점을 찌르는 호인. 둔감함의 원인은 상상력의 부재다. 무대를 구현하는 아이돌의 입장에서 상상력이 부족한 건 문제가 되지만, 이누마루 토우마는 오직 자기 일에만 수치가 하락하는 것처럼 굴곤 했으니 일에는
사랑을 자각했을 때, 미도 토라오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마음을 감춰야겠다고 생각했다. 상대가 알면 놀란 표정을 짓다, 금방 난처한 기색으로 ‘내가 널 도망치게 만든 거냐?’고 묻겠지만 별수 없다. 난처하게 만들고 싶지도, 더 솔직히 말하자면 그 녀석에게 거절당하고 싶지도 않았다. 의지를 꺾어 체념하는 건 미도 가의 셋째에게 익숙한 일이다. 근래에는 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