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한번 더럽게 좋다. 아, 좋다 좋아! 누구 들으란 듯이 허공에 내지르고 나면 메아리 대신 찝찔한 흙 냄새가 되돌아온다. 죽어야 할 것들이 흙을 파고 기어 올라와 헤집어지는 냄새. 대기에 흩뿌려지는 피 냄새. 역겨운 비린내들을 죄다 덮어버릴 비 냄새. 비, 비가 온다. 김준구가 고개를 쳐들었다. 스멀스멀 먹구름이 끼더니 숨구멍 하나 없도록 회색이 들어
2XXX년, 정체를 알 수 없는 미확인 괴물체(이하 괴생명체로 통칭)가 서울 상공을 중심으로 전 세계로 확산된다. 이에 국제 기관들은 범국가적 비상사태를 선포, 괴생명체가 처음 확인된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대책 위원회를 꾸린다. 별 성과는 없었으며 지구는 속수무책으로 황폐화된다. . . . 추정 사상자 10억, 재산피해 셀 수 없음. 원인은 불명. 세계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