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했던 고통도 느껴지지 않을만큼 정신이 몽롱해진다. 마지막으로 하늘이라도 한번 보고 싶은데 몸이 따라주지를 않는다. 허기사 80년 넘도록 거칠게 쓴데다 지금은 막쓰다 결국 살해당하는 처지니 당연한 일일테다. 화산에 처음 왔을때 그때 하늘이 어땠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도 처음 내 목검을 받았을 때 봤던 그 드높고 푸른 하늘은 기억한다. 또 마지막으로
당보는 어쩌다 제가 두 눈을 질끈 감은 채로 드림주의 앞에 앉게 되었는지 생각했음. 턱을 스치는 부드러운 손끝에 어린 아이처럼 몸을 움찔거리기도 한두 번이지! 미간에 주름을 잡고 불만을 내비치면 아프지 않게 딱밤을 때려 주름을 없애는 드림주의 상냥하기 그지 없는 행동에 당보는 순순히 주름을 지우고 생각을 이어갔음. 그러니까,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
당보는 지금 아주아주 신나는 발걸음으로 장강을 폴짝 뛰어넘고 고산을 훌쩍 넘어 제 형님을 만나러 친히 화산으로 걸음을 옮기는 중임. 아니, 형님라는 인간이 제가 술에 꼴아 잠든 틈에 아우를 버리고 혼자 훌렁 가버리는 건 무슨 경우인지! 얼굴을 마주하면 당장 비도를 날려 비무부터 걸어야겠다 생각한 당보는 허리를 뒤로 꺾어 제 앞에 우뚝 서 있는 가파른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