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첫 ‘관계’는 엉망진창이었다. 낭만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다. 키스는 다급했고 애무는 조잡하며, 뭐든 억지로 끼워 맞추는 느낌. 고된 전투 끝에 살아남았다, 또 당신을 볼 수 있다 – 드물게 흥분에 젖은 신의 모습에 놀라면서도 레나는 기꺼이 받아들였다. 지금 거절하면 자길 걱정한답시고 몇 달, 어쩌면 몇 년 동안 거리를 둘지도 모르니까. 두 사람
“너 진짜 블라디레나 밀리제 맞아? 그? 『선혈의 여왕』? 어?” “아, 아파, 아네트! 아직 아프단 말이야! 아야!” 살짝 불긋해진 이마를 손가락을 꾹꾹 찌르자 레나에게서 절로 우는 소리가 나왔다. 그 순진한 모습에 뭔가 또 열 받아서 두어번 꾹꾹(마지막에는 살짝 손톱을 세웠더니 더 높은 울음소리가 났다) 눌러준 뒤 한숨을 푹푹 내쉬며 손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