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선셋리버스
세실리아의 삶은 화려한 왕녀의 그것과는 동떨어져 있었다. 얼어붙은 영토만큼이나 처절한 삶을 살아온 그는 세상에 나온 지 고작 10년, 10년밖에 되지 않았다. 종교에 몰두하며 딸을 괴롭히던 어머니. 무책임하게 씨 뿌린 아버지. 사생아라고 무시하던 왕궁의 모든 사람들… 이제 그중 한 명도 남지 않았다. 단 한 명도. 성직자에게 전 재산을 바친 어머니는
세상이 마치 슬로 모션처럼 흘러간다. 아마 그건 가로막을 수 없었던 죄책감이 원인일 거라 생각한다. 나는 왜 여기 있지? 그러니까, 왜 하필 너였지? 누가 내 마음을 읽고 있다면 혼란스럽지 않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은 하나부터 열까지 엉망진창이니까. 무엇보다도 놀랐던 건 그게 정답도 오답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친구였다. 누가 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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