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릴 틈도 없이 걸어간 이의 발치에서 피와 독이 뒤섞였다. 그의 품에 안긴 여자는 살인을 다짐하는 말을 주문처럼 내뱉었다. 깨진 유리 조각이 짓이긴 여린 피부는 심장이 살아있는 만큼 피를 흘렸다. 그의 몸을 덮은 하얀 천이 검붉게 젖어 들어갔다. 검-붉게 젖어 들어갔다. 바로 직전에 저택 대문을 열고 들어온 여자는 빗길에 우산 하나 없이 맨몸으로 숲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