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 관광지로 유명한 용암마을 출신인 순무는 한적하며 고령층이 많은 그곳에서 유달리 눈에 띄는 아이였다. 얌전히 있지 못하고 금방 흥분하는 성격에다 항상 넘어져 상처를 달고 다니는 천방지축이었다. 마을 어른들은 활기차게 커가는 순무를 지켜보며 항상 웃었지만 부모님은 그럴 수 없었다. 사고를 치진 않을까, 실례를 저지르진 않을까, 회초리도 들어보였지만
바다는 언제나 모든 것을 품어주리라 생각된다. 아무도 찾지 않은, 아침해조차 오지 않은 어슴푸레한 새벽빛에 잠긴 바다를 보며 아무리 좋아한다 말해도 바다는 모든 것을 품을 뿐이었다. 남들이 보기엔 건장하고 어엿한 청년인 권수는 새벽 일찍 페인트칠이 다 벗겨진 대문을 열고 나가 바다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꽤 감성적인 취미가 있었다. 그리고 보랏빛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