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이 연기처럼 흩어진다. 새벽 내내 퍼붓던 빗소리가 잦아들고, 언제 그랬냐는 듯 맑아진 하늘을 한번 올려다본다. 장마가 아직 끝나질 않은 걸 티라도 내고 싶은지, 저 다리 너머의 하늘은 여전히 먹구름이 끼어있는데 여기 머리 위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어서 내리쬐는 태양이 뜨겁다. 확실히 이제 여름이다. "젠장." 까끌거리는 머리카락을 의미 없이 긁었다.
옛날 생각이란 참 쓸데없는 걸로 불러일으켜졌다. 이게 다 그놈의 고릴라가 가족이 있네 없네 꼬치꼬치 캐물은 탓이다. 가장 보고 싶은 것은 이제는 얼굴도 흐릿하게 기억나는 엄마였지만 가장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건 형이었다. 형은 상냥하거나 다정한 성격이 아니었다. 하지만 형이었다. 손찌검, 심하면 발로 차는 등의 숱한 폭력에도 언젠가는 마음을 고쳐먹을 거
김주황은 제 집 위에 딸린 옥상에서 종종 담배를 피곤 했다. (그 점은 건물 거주자 중 김주황만 해당하는 것도 아니었다.) 원래 담배를 피우지 않았었지만 언제부턴가 입에 달게 된 것이었는데, 그 계기가 제 동생이 자살하면서부터였다는 것을 깨닫곤 혀를 찼다. 그리 의 좋은 형제도 아닌 평범한 형제였다. 감당할 수 없는 빚을 떠안고 울던 동생을 때려주고 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