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떻게 사람이 하루 종일 잘 수가 있을까? 에리카는 사람이 기본 10시간을 꼬박 잠으로 보낼 수 있다는 게 그저 신기했다. 이 남자는 침대에서 하는 활동이라면 뭐든 좋아하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하며 꼼지락댔다. 평소의 에리카라면 제 성질대로 뒤집어 엎고 답답한 품을 뛰쳐나갔을테지만, 빡빡한 일정을 겨우 마치고 밀린 잠빚을 갚는 사람에게 모질게 굴기란
단단하게 매듭짓는 손 끝이 야무졌다. 솜을 채우고, 바늘을 꽂아넣고, 뽑아내고, 가위로 잘라내고… 마치 인간 재봉틀 같은 정확함과 신속함에 있어서는 천하의 에리카도 시선을 빼앗기곤 했다. 확실히 거인은 거인이군. 무늬만 재능인은 아니었구나, 같은 불경스런 생각을 하며. “뭘 그렇게 봐? 심심해서 놀러온 거면 지금은 놀아주기 어려운데.” 작업하던 인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