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을 원망하고, 몇 번을 더 용서하고, 또 몇 번을 더 원망하게 만든 네 심장의 무게는 감히 헤아릴 수 있을까. 누구도 소중한 사람의 죽음 앞에서 의연하게 대처하기는 어려우리라. 더욱이 그가 십수 년을 함께 웃고 떠들고, 함께할 내일을 당연하게 그려내던 사람이라면 가능성은 0에 수렴할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사이였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어렵다
별다른 일이 없는 평일 오후, 그것도 늦은 저녁 시간대가 되면 카페 포와로는 따분할 정도로 한가로웠다. 그날은 탐정인 모리 코고로가 자리를 비운 덕분에 탐정 사무소 드물게 조용한 날이기도 했다. 적막한 주변과는 대조되게 츠자와 모모는 원고 마감을 앞두고 머릿속이 복잡할 지경이었으나, 카페 안은 오로지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밖에 없었다. 사실 그는 포와로에 자
첫인상은 별로 좋다고 할 수는 없었다. 얼굴이 예쁘다고 눈을 반짝이며 제 뒤를 졸졸 쫓아오더니 그대로 찰거머리처럼 붙어서는 늘 제 뒤에 있었다. 그 아이가 따라올 때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시로 일관했다. 싸움을 걸어오는 것도 아니니 맞서 싸울 수도 없었고, 여자아이를 상대로 그러기도 좀 내키지 않았다. 다만 뒤에서 무슨 짓을 하더라도 관심을 주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