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하게 된 일은 그 해 내내 하게 된다 욕조에 붙은 수도꼭지를 돌려도 물이 나오질 않았다. 사서는 혀를 찼다. 어쩐지 아침에 뭔가 빼먹은 것 같더라니 이런 실수를 했다니. 물을 안 틀어놨으니 당연히 수도관이 얼어버리지… 사서는 고양이의 조언을 듣지 않은 과거의 자신을 마구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깡촌도 아닌데 수도관이 얼어? 하고 넘어간
통증은 피보다 늦게 올라온다. 슈세이는 잠깐 멍하니 손가락 끝을 바라보았다. 찔린 곳에 작은 핏방울이 맺힌 것을 눈으로 확인하자 그제야 따끔함이 밀려온다. 찔린 건 이쪽인데 소파 옆자리에 앉아 있던 사서가 슈세이보다도 먼저 "으," 하고 작게 반응하더니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테이블 한쪽에 아예 가져다 둔 구급상자에서 반창고를 찾는 손이 분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