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듣고 에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같이 웃어야 하는 건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울어야 할 일도 아닌 것 같았다. 화를 내야 하나? 에나는 도무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눈썹과 입꼬리가 제멋대로 흔들려 읽어내기 힘든 표정이 되었다. 처음엔 깔깔대며 웃던 남학생들도 에나의 반응을 보고는 점점 당황한 표정
시노노메 아키토는 미술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그 시노노메 신에이의 성을 물려받았음에도 그랬다. 아키토는 아버지와 에나가 삐그덕거리고 틀어지다 결국은 언성을 높이는, 그 지겨운 갈등을 한 번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럴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 둘의 세계였고 아키토가 할 수 있는 것은 언제나 에나의 방문을 두드리는 것 뿐이었다. 전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