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hay
그 말을 듣고 에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같이 웃어야 하는 건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울어야 할 일도 아닌 것 같았다. 화를 내야 하나? 에나는 도무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눈썹과 입꼬리가 제멋대로 흔들려 읽어내기 힘든 표정이 되었다. 처음엔 깔깔대며 웃던 남학생들도 에나의 반응을 보고는 점점 당황한 표정
침대 위에 요이사키 카나데가 아무렇게나 누워 있다. 한쪽 발은 의자에 걸치고, 다른 한 쪽은 침대 밖으로 삐져나온 채로. 컴퓨터 화면 불빛에 반사되어 푸르게 빛나는 머리카락 밑에는 악보와 메모지가 몇 겹이고 쌓여 있다. 카나데의 침대가 카나데의 체구에 비해 큰 편이기는 해도, 쉴 새 없이 쌓이는 종이뭉치들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작다. 책상 위에 놓지 못한
요이사키 카나데의 집에는 드나드는 이가 많지 않다. 생필품과 컵라면 박스를 배달하는 택배 기사를 제외하면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 외에는 현관문이 열리는 일조차 없었다. 카나데는 적막한 집이 익숙했다. 아니, 그런 분위기에 익숙해져야 했다. 아버지가 쓰러지던 그 시점부터 카나데는 갑작스레 대화할 기회를 빼앗겼다. 머뭇거리며 뱉은 "좋은 아침이야"나
아사히나 마후유가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 학교는 끝났고 예비교 활동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애매한 시간대에, 조금 들뜬 발걸음으로 목적지를 향해 걷는다. 예쁘게 묶인 보라색 머리카락 뒤에서 소곤대는 목소리가 들린다. "와, 아사히나 선배다. 어디 가시는 거지?" "당연히 공부하러 가는 거겠지. 그 성적을 유지하려면 밤을 새워도 모자랄걸." "하긴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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