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는 지금도 그때를 기억하고 있다. 새햐안 눈밭. 아무것도 없기에 비로소 자신의 장소가 될 수 있는 북쪽의 대지. 바람이 눈을 훑고, 가지를 흔들어, 저 먼 하늘로 떠나가던 날. 조용했던 정령들이 유독 시끄럽게 굴었던 날. 보통 이런 날에는 침입자가 근처에 있다. 오즈에게는 썩 달갑지 않은 날 중 하나였다. 오즈는 기본적으로 고요한 장소를 선호한다. 강제
오즈는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았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기억을 되짚어봐도, 떠오르는 게 없었다. 분명… 현자와 중앙의 마법사가 함께 조사하러 왔을 것이다. 도착했을 때까지는 분명 모두가 함께였다. 하지만 리케는 신기한 것을 봤다며 혼자 떠나버렸고, 그 기세를 이어 카인은 현자의 손을 붙잡고 어디론가 가버렸다. 붕괴성의 돌은 여러모로 귀찮아서, 사실 오즈
그동안 함께 지내오며 엇갈림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나쁜 관계는 아니었다. 둘은 세간에서 말하는 ‘싸움’이라는 것을 해본 적은 없었다. 아서는 고개를 숙였다. 눈에 보이는 것은 마주 본 두 켤레의 신발. “그건 저에게…… 알려줄 수 없는 것인가요?” 평소의 그들이었다면, 이런 무거운 분위기는 오래 가지 않았을 것이다. 아서가 고개를 숙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