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카와 마사토가 마지막으로 눈을 뜬 것은 수술실 밖이었다. 정신을 차리자마자 우선 놀란 것은 땅을 밟고 있다는 실감도, 숨을 쉬고 있다는 자각도 없는 것이었다. 그 다음, 눈에 들어온 것은 펑펑 울고 있는 이치반의 모습이었다. 그것을 보고 나서야, 마사토는 실감했다.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제일 먼저 느낀 것은, 시기심이었다. 자신이라는 반쪽이 죽었는데
"이치" 아라카와 마사토의 목소리는 약간 먹먹했다. 당연히, 구멍이 뚫려있다고는 해도 유리 한 장을 사이에 두게 되면 바로 앞에서 하는 말도 잘 안 들리게 되는 법이었다. 파란 죄수복을 단정히 차려입은 채, 마사토는 부루퉁한 표정으로 재차 물었다. "뭐냐, 그건" "뭐냐니" 이치반은 손에 든 스마트폰을 돌아보았다. 화면에는 하얀 생크림 케이크가 한가득 찍혀
"연말에 약속 있어?" 타타타타. 가늘게 떨리며 돌아가던 바퀴살이 멈추었다. "아아니, 완전 한가한데?" "그지이. 우리가 뭐 그렇지~" 목도리를 두른 여학생 여럿이 와글와글 휠체어 앞을 지나갔다, 춤추듯이 스텝을 밟으며. 전부 지나가고 나서야 바퀴는 천천히, 다시 굴러가기 시작했다. "너는 약속 없냐?" 아래에서 불쑥 튀어나온 물음에, 휠체어를 밀던 이치
그래서, 아라카와 마사토는 말했다. "질렸어" 청천벽력같은 그 말에, 식탁에 뜨거운 물을 부은 '지옥냄비맛! 파야소그パヤソグ'를 내려놓던 이치반이 돌아봤다. "예?" "질렸다, 몇 번을 말하게 하는 거야. 매일매일 삼시세끼 똑같은 편의점 식사잖아" "똑같지는 않잖아요? 게다가 저는 요리를 못하고..." "다 똑같은 편의점 음식이잖아! 말의 요지를 알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