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이는 말이 없다 했던가. 한유진은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었다. 얽힌 채로 굳어버린 싸늘한 손가락이나 죄책감에 젖어 어깨를 짓누르던 공기 같은 걸 아무리 떠올려봐도 그것을 함께 나눠줄 사람은 이제 없었다. 아직도 한유진은 뼈가 시릴 정도로 추운 날이면 어깨 위로 외투를 걸쳐주던 손길이 생각났고, 집에 돌아오면 뒤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 위로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