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가 내리는 날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비단 비가 내리는 날 뿐 아니라 물과 관련된 것은 모두 다 싫어한다는 게 맞는 말이겠지. 고개를 들어 창밖을 바라보면 창문 너머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내리는 비가 보인다. 그리고 어두운 창문에 반사되어 죽상을 하는 자기 모습도. 얼마나 우울한 얼굴인지. 보기만 해도 복이 달아날 거 같았다. 이 얼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