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악합주 유린은 처음으로 바이올린 활을 잡던 날을 기억했다. 마치 제 손에 쥐여진 날처럼 벼려진 활의 끝. 떨리는 손 끝. 흥분감을 감추며 자신을 바라보던 어머니의 눈길을 기억했다. 그녀가 바이올린 현을 따라 활을 움직이면, 소리가 울려퍼졌다. 어머니는 기쁨을 표하며 칭찬을 하였다. 유린이라면 어느 곡이든 쉬이 연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유린은 그것이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어느 12월의 오후. 나와 아셀라는 볕이 잘 드는 창가 앞의 식탁에서 점심 식사를 챙겼다. 접시에 식기가 부딛히는 소리, 도란도란 짧은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공기 중에 퍼졌다. 시간은 아주 느긋하고 여유롭게 흘러가는 듯했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와 다르게 내 속은 영 침착하지 못했다. 며칠 전부터 아셀라에게 주고 싶은 물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