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아이의 묘는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그러지 못했다는 말이 옳으리라. 여러 명의 인간이 낱낱이 분해된 구성물은 마구잡이로 뒤섞여 있었다. 그것을 구분하는 건 신이 아니면 불가능했으리라. 머릿속을 뒤덮는 선명한 붉은 참상에 강사함은 잠시 눈을 내리감았다. 기억에 오래 붙잡혀 좋을 것 하나 없으니. ‘오염물’을 처리한 후에, 사고에 휘말린 다른 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