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원안 재료: -점토 모데나 소프트 -식물 모형 1 (포레스) 사과나무 사탕수수 안수리움 알리움 옥수수 -식물 모형 2 (?) 산타나무
https://glph.to/xvksrc 불쌍한 양호열! 어떤 여름밤 이후 강백호는 자주 한 사람을 떠올렸다. 그를 한없이 안타까이 여겼다. 어쩌다가 그런 취향이 생겨서는. 어쩌다가 이상한 거에 눈길 가서는. 이상한 거, 라고 말하긴 했지만 오해는 말라. 강백호는 스스로가 좋았다. 빠른 다리, 큰 손, 길쭉한 허우대, 열정의 현신 그 자체인 빨간 머
저승길 초입, 아직 그럭저럭 이승인 이곳에서 서러운 울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소리의 출처는 갓 망자가 된 영혼 한 명이요, 난동은 없으나 그를 맡은 저승사자는 제법 난처했다. 이승 기준으로 한 시간은 흘렀는데 이 망자는 도통 뚝 그칠 기색이 없다. 더군다나 난동만 안 부렸다 뿐이지 저승사자를 항거불능으로 만들었다. 사자의 사지를 부둥켜안아서. 한 시간
머리카락에서 손을 떼 바지 옆으로 내렸다. 바지는 새로이 빨았고 재킷은 몸에 제일 잘 맞는 것이다. 사흘 전 다듬은 머리카락은 슬슬 손에 익어 깔끔이 손질 가능했고, 피부도 여드름 하나 없이 말끔했다. 호열은 방 한가운데에 서서 거울 속 멋쟁이를 바라봤다. 또래 중에서, 아니 그 외의 나이대여도 첫인상에서 그를 싫다고 여길 이는 적으리라. 정말로, 호열
오늘도 너는 나의 꿈에 나타났다. 너는 나에게 웃어주고 나의 이름을 불렀다. 나는 네가 부르는 나의 이름을 들었고 너의 미소를 보았지만 나는 그림자처럼 너를 올려만 본다. 네가 다시 나의 이름을 부른다. 나는 입을 열려 애쓰지만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필사적으로 귀를 기울인들 오늘도 나는 너의 이름을 듣지 못했다. 눈을 뜨면 세상의 빛이
이사 중인 포스타입(행간의 성간)에서 옮겨온 당시 버전의 백업입니다. 양놀/농놀에 2월 즈음 입덕했으니, 첫 연성을 완성하는데 꼬박 반년이 걸렸네요... 이 연성을 완성하던 무렵 아래 '시즌 때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백 -> 호, 라는 캐해에서 구상한 게 <알아줘>라서, 문득 연원...이랄까, 시초였달까... 에 해당되는 <안 사요>가 생각나서
https://pnxl.me/mpep9k 여름방학이 끝난 뒤 당신은 교실로 돌아옵니다. 누덕누덕한 표지 속 손때 묻은 종이를 보며, 끝났되 끝나지 못한 이야기를 되뇝니다. 호열이와 호열 아저씨가 만난 다음 날, 다시 학교로 가니 호열이는 우리를 모르는 호열이가 됐다. 몇 시간이고 기다렸지만 그 애의 원맨쇼는 멈추지 않았다. 그 애는 결국 개학식에서
새천년 맞이 달 여행 당첨자가 마지막으로 등장했습니다! 양호열! 이제 와서 팔겠다 하면 무리겠지. 세계에서 단 세 장뿐인 당첨권을 만지며 호열이 생각했다. 다른 손에는 오늘 자 조간신문이 들렸다. 일 면에 실린 커다란 제 얼굴. 무표정의 영역을 가까스로 벗어난 미소, 농작물을 소개하는 농부처럼 쑥 들이민 당첨권. 사진의 초점 자체도 호열보다는 네모
해동 중학교에는 양호열 후배님이 있습니다. 처음의 그는 친구입니다. 등교 첫날, 교실에 들어가 뒷자리에 앉은 그를 본다면 당첨. 운이 좋으시군요. 그와 같은 반이니. 그를 볼 수 있는 것도 행운입니다. 그는 자기가 원하는 대상에게만 얼굴을 비쳐요. 숫기 없는 아이, 활달한 아이, 말썽꾸러기, 잠꾸러기, 먹보, 음침한 아이. 뚜렷한 공통점은 없어 보이
언젠가의 기억. 너와 내가 처음으로 하나가 되어 싸운 날. 말로써 경고하거나 미숙한 충돌 없이 정말 한 몸처럼 움직인 날. 이 다음 너의 팔이 어디로 향할지 강렬하게 예지하고, 어떤 신호도 없이 나의 발이 디딜 위치를 알린 순간. 싸움 끝에 우리는 평행한 벽에 기대 숨을 골라냈지. 그때 너의 얼굴. 이 순간을 영원히 잊지 못 하리라 말하는 눈빛. 나
“형제분이신가요?” “아뇨.” 나는 이어질 설명을 기다렸지만 남자는 조용했다. 차를 홀짝이며 창밖을 구경하다가, 이내 나의 시선을 알아차리고는 희미하게 웃었다. “형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쯤의 관계는 된다고 생각해요.” 그를 찾는데 이 얘기가 필요한가요? 남자의 질문에 나는 아니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수첩에 적어둔 메모를 훑는 사이 남자가
양호열이 결혼 생각이 없다고 말하자, 강백호는 그 순간부터 양호열과의 결혼을 상상했다. 상상에 검은 속내가 있는 건 아녔다. 원래 상상은 고삐 풀린 망아지 아닌가. 코끼리를 떠올리지 말라 하면 코끼리를 떠올리고, 양호열이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하니 결혼하는 모습을 떠올린 것뿐이다. 다만 상대가 자신인 건 그게 품이 덜 들어서다. 양호열, 이 목석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