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솔
총 9개의 포스트
영화 <이터널 선샤인> 스토리/엔딩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신 분은 영화를 먼저 보신 후 감상하시는 걸 권장드립니다.
모든 것이 끝나고 얼마간의 나날이 흐른 오늘까지, 드레이코 말포이를 직접 눈으로 목격한 자는 없었다. 같은 지붕 아래 거주하는 사람들도 그리 쉽게 볼 수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단순히 칩거한다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했다. 빛 한 줄기 들지 않도록 단단히 친 커튼과 굳게 잠긴 문 그리고 작은 조명 하나 없이 어둑어둑한 방 안에 드레이코는 틀어박혔다.
Tuesday of 17th 13일의 금요일, 주에 한 번 있는 경음악부 합주 시간을 놓쳤다. 정말이지 살면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조율을 마친 바이올린은 비어있는 음악실에서 몇 번 섬세한 소리를 내다 말고 얼마 안 가 멈춰버렸다. 심란하고 당혹스러운 마음을 잠재울 수 없었기 탓이었다. 날이 이렇게나 불행할 수가 있나? 드레이코는 공허한 부실에 앉아,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초저녁의 호그스미드는 고요했다. 한때 북적이는 사람과 대화 소리로 그 끝이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던 번화가는, 이제 눈으로 희게 뒤덮인 바닥을 훤히 내보이며 번영했던 시기의 쇠퇴를 알리고 있었다. 일찍이 죽음의 왕에게 헌신하기로 마음먹은 늑대 인간이나 인간 사냥꾼, 혹은 저급 마법사들이 들뜬 표정의 어린 마법사들을 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