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비비
지금부터 숨바꼭질을 하는 거야. 술래는 저택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고, 해가 떠있는 동안 그들에게 들키지 않는다면, 매일 밤 너를 만나러 갈게. 앞으로 내밀어진 손을 바라보던 소년은 눈을 꿈뻑였다. 창을 등지고 앉은 탓에 맞은 편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으나, 소년은 그가 평소처럼 저를 향해 웃어주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망설일 것도 없었다. 매일 밤 저를
어느 무더운 여름이었다. 창가에 걸어둔 풍경 속, 주홍빛의 금붕어가 둥그런 유리 표면을 유영하는 모습을 따라 리쿠는 눈을 움직였다. 반쯤 열린 창문 사이로 뜨뜻한 남실바람이 들어왔다. 창밖으론 새하얀 구름이 느릿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가만히 그 풍경을 내려다보던 리쿠는 배를 덮고 있던 얇은 담요를 거두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한 쪽 벽면에 걸린 달력 앞에 섰
사시사철 눈이 내리는 마을에서 일자리를 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얇은 가죽 신발을 뚫는 냉기에 소녀는 발가락을 안으로 말며 발을 내딛었다. 수중엔 겨우 두어끼를 해결할 돈 밖에 남지 않았다. 더 늦기 전에 일자리를 구해야할텐데…. 눈 위로 새겨지는 발자국만큼 깊은 걱정을 새기며 걷던 소녀는 커다란 벽면에 덩그러니 걸린 구인 전단지에 눈동자를 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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